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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다하우스 2106년 여름보고서

2 ifree 16 4,416 2016.09.02 15:51
먼저 이보고서는 상당히 복잡한 데이타와 해석을 포함하고 있다.

해서, 살펴보고자 한다면 머리에 찬물 한바가지를 먼저 끼얹기를 권장한다. 

2016년 여름은 덥고 습하였다.

람다하우스는 2016년 여름을 맞이하면서 RC조 패시브하우스에서의 여름 실내 환경 관리에 대한 최적화 조건을 모색하는 실험을 하였다.

일주일 단위로 에어컨과 제습기를 사용하여 실내 온도와 상대습도 조건을 변경해 가며 에너지 사용량과 실내 온습도를 계측하였다.

아직 9월 초순 늦더위가 있을 것으로 예견되기는 하지만 낮 최고 기온이 30℃ 가까이 올라간다고 해도 하루 중 일교차가 10℃정도로 벌어지고 일평균 기온은 25℃, 최저 기온은 22℃ 이하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기에 차양에 의한 직달광선의 차단과 야간 공조시스템을 이용한 Night Cooling, 적극적인 창문환기 등을 이용하면 추가적인 냉방에너지 소비는 없을 것으로 보고 여름을 마감한다.


1. 기후 조건


■ 지표면 대기온도


1.jpg


2016년 여름은 2015년에 비해서 뚜렷하게 지표면 대기 온도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일평균 대기온도가 25℃를 넘는 기간도 2015년 31일에 비해서 2016년에는 53일로 기간도 길었고 평균 온도값도 높았다.

6월에서 8월까지의 냉방도시값(>18℃)을 보면 2015년에 비하여 14% 높은 16,171KH였고, 특히 람다하우스의 실질적인 냉방부하에 영향을 미치는  >25℃ 기준 냉방도시값은 전년에 비해 43%나 높았다.


[세종시 지표면 대기 조건(2016년 여름)]

 

 2015년

2016년 

비고 

  평균기온(℃)

 24.3

25.2 

0.9 

 

  냉방도시(>18℃),KH

14,145

 16,171

2,026(↑14%)

 

  냉방도시(>25℃),KH

 3,028

4,340 

1,312(↑43%)

 


평균기온도 전년에 비해 0.9℃ 높았는데 특히 7~8월 기준으로만 보면 2015년 25.0℃, 2016년 26.3℃로 전년에 비해 1.3℃ 높았다.



■ 대기중 상대습도 및 수증기량



2.jpg


세종시의 6~8월 중 대기 중 수증기량은 2015년은 평균 16.29 g/㎥ 인데 반하여 2016년은 18.67 g/㎥ 으로써 전년에 비해 2.38g/㎥ 높은 다습한 기후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람다하우스의 내부 용적 431㎥에 산입하면 하루 중 제습 필요량이 전년에 비해 7.4L/day(환기율 0.33회/h기준) 가 증가함을 의미하며 이를 제습하기 위해서는 대략 4kWh/day(1.8L/kWh 제습능력 기준)의 전력이 추가로 소모됨을 의미한다.


■ 바람장미


3.jpg4.jpg


세종시의 6~8월 중 바람특성은 0.2-3.0m/s 수준의 남서풍이 탁월풍인 것으로 분석되며 북동풍도 다소 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강한 환기가 이루어지는 새벽 01시 ~ 07시 시간대에는 주로 남남서풍이 탁월풍이었다.



2. 냉방(제습) 실험


람다하우스의 냉방기 가동은 일평균 지표면 기온이 25℃를 넘어서는 7월10일 개시되었다.

약 40일 정도의 냉방(제습) 기간을 산정하고 일주일 간격으로 몇가지 모드로 실험을 계획하였다.


[냉방&제습 실험 계획]

 

 기간

에어컨 

제습기 

목표온도(℃) 

목표상대습도(%) 

비고 

 MODE1

07.10.~07.16.

 

25

>75 

 

 MODE2

07.17.~07.23.

 

24

>70 

 

 MODE3

07.24.~08.06.

26

65~70

 

 MODE4

08.07.~08.13.

 

24

65 

 

 MODE5

08.14.~08.20. 

 

25~26

68~73

 

 MODE6

08.21. 

 

26

65

 


에어컨을 이용해서 현열부하를 처리하면서 실내 온도 유지 조건에 따라 상대습도가 어떻게 평형을 이루는지 관찰하고 냉방온도가 너무 낮아질 경우를 대비해서 제습기를 추가로 사용하여 상대습도를 낮추는 조건을 계획하였다.

아래 그래프에 눈길을 주기 전에 그 아래 설명을 먼저 보시기 바란다.


5.jpg


위 그림은 2016년 람다하우스와 관련한 거의 모든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대기중 온도, 상대습도, 수증기량과 실내공기의 온도, 상대습도, 수증기량을 포함하고 있고 여기에 에어컨과 제습기의 전력량을 도시하였다.

너무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프를 그린 필자나 아니면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관찰하지 않으면 정보의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를 다 읽고 난 다음 다시 이그래프를 보게되면 훨씬 쉽게 전체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독립적인 하나의 조건은 사실 여러 주변 조건들과 연동하여 현상을 만들어 내기에 각각의 조건들의 거동을 이해하고 난뒤에는 전체 조건들을 병합해서 살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예를들어 실내 상대습도 변화만을 관찰하면 습도가 내려간 현상을 제습의 효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제습과는 상관없이 실내온도의 상승으로 상대습도가 떨어진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습도와 온도, 수증기량 등의 데이타는 별개로 판단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아래에 있는 똑같은 프레임의 2015년 여름 그래프를 살펴보면 실내 상대습도가 2016년 여름에 상대적으로 낮게 관리되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실내 상대습도는 그래프 상부의 4가지색이 뭉쳐서 표기된 부분인데, 2015년에는 여름기간동안 대부분 75% 수준에서 상대습도가 유지되었고 부분적으로는 80%에 근접하기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6.jpg


이제 위 그래프 정보에서 부가적으로 참고되는 정보는 삭제하고 각 실험조건별로 실내 온도와 상대습도 및 에너지 소비량 정보만을 추출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7.jpg


먼저 그래프 설명을 하면, 그래프의 맨위에는 실내 4곳의 상대습도값을 나타낸 것이다.

그 아래 붉은 점선은 일평균대기온도(℃, 오른쪽Y축)이고 파란색 점선은 일평균 실내온도(℃, 오른쪽Y축)다.

맨 아래 표시된 정보는 위 검은색은 에어컨+제습기전력량(kWh, 오른쪽Y축), 녹색 점선은 에어컨전력량(kWh), 핑크색 점선은 제습기 전력량(kWh)를 표시한 것이다.

람다하우스는 에어컨과 제습기의 전력 소모량을 정확하게 계측하기 위해서 각각 전용 전력계를 콘센트에 부착하여 전력량을 측정하였다.

8.jpg

9.jpg

 
 현재 전력계는 마지막 측정을 끝내고 콘센트에서 분리되어 있다.


[실내 온습도 및 전력소비량]

 


온도 

상대습도 

에어컨전력량 

제습기전력량 

합 계 

비 고 

μ(℃) 

δ

μ(%)

δ

kWh/day

kWh/day

kWh/day

 MODE1

25.3

0.28

75.3

2.13 

5.47

0

5.47

 

 MODE2

24.6

0.41

74.8

1.74 

8.73

0

8.73

 

 MODE3

25.6

0.41

69.8

2.99 

9.88

5.23

15.11

 

 MODE4

25.3

0.59

66.7

2.66 

13.8

0

13.8

 

 MODE5

25.4

0.52

71.9

3.40 

8.84

0

 8.84

 

 MODE6

25.6

0.60

68.9

2.78 

20.5

0

20.5

외부차양개방!


??

봐도 뭔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싶을 수도 있다.

온도 평균값(μ)도 작은 차이는 있지만 고만고만하고 표준편차(δ)가 의미하는 바도 아리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값들이 위 실내 상대습도값의 다이나믹한 변동 결과들과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써 이 실험의 근거로 내린 결론을 먼저 정리하겠다.


▷ 575W 의 에어컨 전력이 투입되면 냉방부하 최대 기간에도 실내온도 26℃ 상대습도 65% 수준으로 현열 및 잠열 부하를 처리할 수 있다. 즉, 13.8kWh/day 또는 냉방기 부하 기준으로는 3.17W/㎡에 해당한다.


▷ 250W(1.38W/㎡) 이하의 에어컨 전력 투입만으로는 26℃ 이하로 실내온도를 낮출 수는 있지만 상대습도는 75% 이하로 내릴 수 없다. 이 경우 두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외부차양을 개방하여 냉방기 부하를 3W/㎡ 이상으로 끌어 올리던지 별도로 제습기를 이용하여 습도를 내릴 수 있다.


▷ 24시간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보다는 낮에는 높게 밤에는 낮게 유지하는 것이 상대습도 관리에 유리하다.

에어컨 온도를 하나의 값에 고정하여 24시간 운전을 하면 실제로는 에어컨이 낮에만 주로 가동되고 밤에는 가동을 하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서 밤 시간에 상대습도가 치솟는 결과를 초래한다.

MODE5에서는 낮에는 에어컨 온도를 약간 높게 설정하고 밤에는 낮춰서 운전하였는데, 이 설정으로 에어컨이 낮보다는 주로 밤에 더 많이 가동하게 된다. 이 결과 낮에는 실내 온도가 서서히 상승하면서 상대습도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보게되고 밤에는 낮에 축적한 현열부하를 에어컨이 처리하면서 동시에 제습을 하게 됨으로 평균 상대습도를 낮출 수 있었다. 일 중 상대습도값은 설정에 따라서는 일정하게 제어될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낮에는 약간 올라갔다가 밤에는 떨어지는 롤러코스트를 타는 형태를 이루게 된다.


▷ 에어컨 부하가 500W (2.76W/㎡) 이상에서는 제습기와 에어컨을 같이 사용하는 것 보다는 에어컨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충분한 냉방부하가 있을 때는 굳이 제습기를 보조로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제습기를 사용하면 자체 발열에 의해 현열부하가 발생하고 이를 에어컨이 다시 처리해야 하는 이중부하를 만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위 표현들을 이해하고 있지만 읽는 분에 따라서는 하나씩 읽어보면 뭔 소린지는 알것도 같은데 실제 상황에서는 어찌해야 된다는 말인지 당췌 알아묵을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에어컨 전력 500W??? 이걸 어떻게 아냐는 것이다.

실제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위 표현을 실제 행동지침으로 바꿔 세가지 표현으로 수정하면 다음과 같다.


▶ 여름 초입에 외부온도가 고만고만(일평균대기온도 25~26℃거나 새벽온도가 23℃미만인 경우) 한 경우라면 에어컨으로는 실내 온도를 낮추고 별도로 제습기를 돌려서 제습을 하던가 그게 아니면 외부 덧창을 열어서 냉방부하를 인위적으로 올려서 에어컨 가동율을 높힌다.


▶ 열대야나 또는 이에 준하는 기간이라면 에어컨 단독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전기소비량이 적다.


▶ 에어컨 온도 설정은 낮에는 1℃ 높게 밤에는 1℃ 낮게 설정하는 것이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보다 유리하다.


이 정도가 되겠다.

아니 에어컨 온도를 더운 낮에는 올리고 서늘한 밤에 낮추라고? 머리에 총 맞았나? 할 수도 있지만 현열부하를 극한치로 낮춘 패시브하우스의 경우라는 점 이해하시기 바란다.

축열 용적이 큰 패시브하우스에서는 이렇게 해도 낮과 밤의 실내온도 편차는 0.5℃ 수준에 불과하다.

람다패시브하우스는 여름철 냉방에너지소요량이 현열 3.8kWh/㎡, 잠열 8.8kWh/㎡ 로써 실내 온도를 낮추는 에너지보다는 습기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값이 2.3배나 높다.

실내 온도를 26℃로 관리하는 것에는 여름내내 해봐야 200kWh 남짓한 에너지 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위 실험 결과를 두고 몇가지 유념할 것은 현재 람다하우스에 설치된 에어컨과 제습기의 에너지 효율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점이다.

인버터에어컨도 아니고 제습기 역시도 판매 당시에는 1등급이었지만 2016년7월 기준으로는 3등급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불과하다.

1.8L/kWh의 제습 능력을 가졌는데 2016년에 판매되는 제습기는 1등급기준 2.5L/kWh 이상으로 39% 이상 성능이 좋다.

즉, 람다하우스가 가진 현 제습기가 5.23kWh/day의 전력을 소모하면서 제거한 습기를 2016년 신형이라면 3.19kWh/day면 처리했을 것이다. 제습기가 가동된 14일을 기준으로 보면 29kWh의 전력량 차이가 난다. 누진제를 감안하면 2만1천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작은 차이라 볼 수 없다.



3. 에너지 소비량과 비용 


람다하우스의 2016년 여름 냉방기간은 7월10일 시작해서 8월27일까지 53일간이었으며 동 기간동안 에어컨은 24시간 가동하였고 전용전력계를 이용하여 하루단위로 전력소비량을 측정하였다. 

2016년 람다하우스의 냉방에너지소비량은 평가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거주자의 생활을 위한 실내 환경 유지보다는 실험을 위해 가혹한 여러 조건을 도출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본 실험의 결과로 필자가 내린 결론은 올해와 같은 가혹한 조건이라 하더라도 400kWh 정도의 에너지로 어느정도 쾌적한 여름을 24시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냉방에너지소비량'으로는 2.76kWh/㎡이 된다.

다양한 용어의 사용으로 혼돈스러운 분들을 위해 부연하면 이 값을 PHPP상의 '냉방에너지소요량'으로 역환산하면 단순하게 COP3을 적용하여 8.29kWh/㎡ 가 된다. 단 이 환산값은 냉방기기의 에너지 효율값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이 값은 당초 람다패시브하우스 설계시에 산출하였던 냉방에너지소요량 12.9kWh/㎡ 에 비해서는 에너지 소비량이 많이 낮지만 이는 기후조건의 차이, 내부발열 요소에 대한 건축주의 적극적인 통제, 차양장치의 적극적인 활용, 무엇보다 PHPP계산서에서 설정하였던 실내조건 26℃, 상대습도 60%와 실제 실현된 값의 차이 등이 만들어낸 오차일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설계시 예측값과 실현된 값은 상당히 근접한다고 평가한다.

실제 올 여름기간동안 람다하우스가 소비한 냉방전력은 510.5kWh였다.

이중 에어컨이 소비한 전력이 436.4kWh, 제습기는 74.1kWh였다.

6~8월 실내 평균 온도는 24.9℃였고  7~8월 두달 기준으로는 25.2℃였다. 상대습도값은 실험 조건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65%~75% 범위로 관리되었다.


람다하우스_2016여름에너지소비량.jpg


람다하우스_2016여름에너지비용.jpg



4. 시원한 여름을 위한 제언 


패시브하우스가 요구하는 모든 기술적 요소들이 시원한 여름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다.


▶ 단열

▶ 기밀

▶ 3중유리창호와 출입문

▶ 열교없는 디테일

▶ 환기장치

▶ 외부차양(덧문,덧창)


위 당연한 논거를 다시 재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또는 쉽게 간과함으로써 이루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 강조하고자 한다.


▶ 외부차양


위 실험 조건 중 MODE6는 직달광선 차단용 외부 차양을 개방하였을 때 에어컨 전력 소비량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관찰해 본 것이다.

즉각 2배 이상으로 전력소비량이 증가함을 알 수가 있다.

패시브하우스를 구현하면서 여름철 직달광선의 실내 유입을 차단해주는 외부 차양을 생략하고서는 시원한 여름은 눈물 흘리지 않고 누릴 방법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한 결과라 하겠다.


▶ 환기장치


주택을 신축하면서 에너지효율이 높은 환기장치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주방에 고급 아일랜드 식탁에 비유할 수 없고 거실에 이태리 대리석에 비교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단열과 기밀은 최대로 하면서 성능 좋은 환기장치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식구대로 스티로폼 통속에 들어앉아 숨을 헐떡거리며 살겠다는 선언의 다름아니다.

열회수효율 특히 전열교환효율이 좋은 환기장치는 겨울뿐만이 아니라 여름철 실내 습환경 관리를 위해서 아주 중요하다.


▶ 축열(축냉)


일반적으로 패시브하우스 요소라고 거론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다이나믹한 기후 조건에서는 구체의 축열 성능은 실내의 쾌적한 환경 유지에 생각보다 많은 기여를 한다.

내벽을 콘크리트 중량물로 하던가 실내 마감재를 가급적이면 축열에 유리한 자재들로 꽉꽉 채우면 뚜렷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하루 중 실내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일간 온도차가 심하게 나는 경우에도 상당기간동안 완충 능력으로 변화에 대응해 낸다.


람다하우스_구체의 축열특성과 외기온도 대응.jpg체.jpg


그림은 최근 며칠사이에 벌어진 급격한 대기온도 변화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2016년 8월 25일 세종시 일평균대기온도는 27.5℃였다가 그 다음날 21.4℃로 추락하였고 8월30일에는 18.9℃까지 떨어졌다.

모두가 더위는 끝났다고 생각하던 바로 그때 대기온도가 다시 26.2℃로 치솟았다.

마치 70년대 흑백영화에서 총탄에 맞은 주인공이 장장 15분동안 긴긴 대사를 읇어대는 모양새다.

보다보다 지친 관람객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네 아직 안 죽었나?"

같은 기간 람다하우스는 주야간 온도 조건에 따라 창문을 개방하면서 적극적인 환기를 통해 내부를 냉각하였다.

9월 초순에 다시 한동안 더위가 올 것에 미리 대비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시 대기온도가 치솟았았지만 람다하우스의 실내 온도는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경험으로볼 때 일평균대기온도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일주일 정도 지속된다고 해도 람다하우스의 실내온도는 25℃를 넘지 않는다.

구체가 가진 풍족한 축열(축냉) 용량 때문에 외기 온도 변화에 완충을 해내는 것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갸우뚱 할지도 모르는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실감할 수 있도록 하나의 사례로 계산을 해보겠다.

람다하우스에 사용된 총 콘크리트량은 200㎥인데 이 콘크리트를 1℃ 올리는데 얼마의 에너지가 필요할까?


에너지(E) = 비열 × 온도 × 중량 으로 구할 수 있다.

- 비열 : 0.22 cal/g℃

- 온도 : 1℃

- 중량 : 200㎥(부피) × 22kN/㎥(밀도)


주어진 값으로 에너지값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람다하우스_콘크리트축열에너지량계산.JPG


람다하우스에 사용된 전체 콘크리트 온도를 1℃ 올리는데 소모되는 에너지는 115kWh 가 된다.

따라서 콘크리트를 1℃ 낮게 미리 축냉을 해 놓으면 실내 온도가 올라갈 때 외단열측으로의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량의 냉방부하에 대응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 이를 에어컨 전력량으로 환산하면 38.3 kWh (COP 3기준)에 해당하는데 이는 람다하우스의 2016년 여름동안 사용한 냉방에너지의 7.5%에 달한다.


단열은 외부의 추위와 더위를 영구히 막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평형에 이르는 속도와 시간을 늦추는 것이다.

우리가 단열 성능의 기준으로 삼는 열관류율의 정의가 그런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축열도 사실상 동일한 역할을 해낸다고 볼 수 있다.



▶ 조습


이 견해는 가설에 불과한 것으로 아직 실증적으로 입증된 논리는 아니다.

3,4년 정도 좀더 시간을 두고 면밀하게 데이타를 관찰해보고 결론을 내림이 옳을 것이지만 하나의 가설로써 화두를 던진다.

필자는 람다하우스의 특별한 냉방부하 구조를 보면서 현열부하는 냉방기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습부하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여러모로 고민을 해 왔다.

에너지 사용없이 습부하에 대응할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필자의 의문이었다.

해서 2015년 여름에는 실리카겔을 무려 300kg이나 구입하여 습부하에 어느정도 대응하는지와 같은 엉뚱한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비록 실험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아직 그 엄청난 양의 실리카겔이 우리집 한 구석에 놓여있다.

우리 계절 특성이 겨울은 건조하고 대신 여름은 다습하므로 건축 재료의 조습 능력이 아주 크다면 동력없이도 습부하에 대응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것이 된다면 건조하지 않은 겨울과 고습하지 않은 여름을 에너지 사용없이 누릴 수가 있게 된다.

또, 람다하우스에 제습부하만 없다면 냉방에너지는 여름내내 200kWh가 들지 않는다.


13.jpg


2013년 설계 당시에 홍도영건축가가 필자에게 제출하였던 WUFI보고서에서 하나의 그림을 추출한 것이다.

람다하우스 준공 후 콘크리트의 함수율 변화를 예측한 것이다.

당시 분석에 사용한 데이타는 대전의 기후와 프라운호프연구소에서 실측한 대전의 아파트 실내 조건 중 Worst 컨디션이었다.

이 보고서의 원래 목적은 실내 취약부의 곰팡이 발생 조건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에 있었지만 필자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이 자료를 바라보았다.

바로 콘크리트 함수율 변화에 주목한 것이다.

콘크리트는 준공초기 147kg/㎥의 함수율을 가지다가 입주 1년이 경과하면 100kg/㎥ 미만으로 떨어지고 2016년 현재는 약 80kg/㎥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앞으로도 3년 이상 이값은 꾸준히 떨어져서 2019년이 되면 대략 65kg/㎥ 근처에서 안정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람다하우스 콘크리트는 아직도 건조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2019년이 되면 희안한 현상이 벌어진다.

콘크리트 함수율이 65kg/㎥에 일정하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위 아래로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이다.

봄에 최소치로 떨어졌다가 9월쯤에 최대치로 올라간다.

그 변이폭이 2 kg/㎥ 정도다.

이값을 람다하우스에 사용된 콘크리트 부피 200㎥에 대입하면 수분량 기준으로는 무려 400L가 된다.

400L의 수분을 흡수했다가 뱉았다가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 계산에는 콘크리트가 아닌 실내 조적조 벽체 부피는 빠져있기도 하다.

몰론 콘크리트의 함수율 변이에는 외부조건과 내부환경이 동시에 개입하기 때문에 이 수분의 증감이 모두 실내에서 기인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외부는 단열재로 어느정도 차단이 되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하고 여름에는 외기 온도가 높기 때문에 표피에서의 상대습도 차이도 내부 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WUFI 시뮬레이터 알고리즘은 이 변수들을 모두 처리하게 되어 있을 것이지만 필자가 WUFI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계산 알고리즘을 알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50%만 실내 습기를 흡수한다고 보더라도 200L가 된다.

제습기를 이용해서 제거한다고 하면 전력량으로는 110kWh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정도 양이 제습이 된다고 가정하고 여름철 기간에 외삽을 하게되면 실내 상대습도가 외부 에너지 투입없이도 70% 이하로 컨트롤이 될 수도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필자는 현재 이 가설에 대한 판단을 홍도영건축가에 해 줄것을 요청하였다.

그동안 이거 모니터링해라 저거 측정해라 건축주를 종부리듯 부리기만 했으니 이번에는 필자를 위해 노고를 좀 해 달라는 요청을 한것이다.


이 가설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한국에서 패시브하우스를 연구하는 건축가라면 동력없이 실내 습부하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먼저 충분히 검토한 후에 엑티브에너지를 사용해서 습부하를 제거하는 고민을 해야한다.


5. 정책 고려


직달광선 차단을 위한 외부 차양이 냉방에너지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은 이미 적시한 바와 같다.

여름철 냉방에너지 사용 폭증에 따른 누진제 폐해는 이미 손을 볼 것으로 예고되어 있지만 보름만 지나면 국민의 기억속에서 지난 여름은 지워질 것이므로 그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국가가 국민에게 여름을 어떻게 지내라는 메시지가 아직 없다.

나라 사정과 실현 가능한 건축 기술과 국민의 욕구가 만나는 삼중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침묵에 빠져있다.

실내온도 몇도 상대습도 몇%로 지내는 것이 우리 실정에 맞다! 이 메시지조차 내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쳇말로 "그냥 견뎌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신규 주택은 물론이거니와 기존 주택에도 우선 급하게 직달광선 차단용 차양이라도 적극적으로 도입함이 마땅하다.

신규주택에서는 건축법상의 바닥면적에서 차양부분을 삭감하는 유인정책도 고려해야하고 기존 주택의 경우라도 대지 이격거리 제한에서 차양설치는 예외로 두어 설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즉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이 국가가 국민에게

"4시간만 에어컨을 틀어라"

라고 밑도끝도 없는 터무니없는 주문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실효적이고 책임있는 정책이 될 것이다.


Comments

2 ifree 2016.09.02 16:07
관리자님 게시판에 글자수 제한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문이 아직 남았는데 입력이 않됩니다.
M 관리자 2016.09.02 16:09
ㅎ.. 네. 감사합니다. 정책까지...

본문의 내용은.. 혹시 본문의 내용중에 "|"  문자가 포함되어져 있는지 봐주셔요..
이 문자가 들어가면 잘리도록 해놓았거든요..
4 HVAC 2016.09.02 16:12
진짜 수고많으셨네요...

논문 수준입니다... 짝짝
2 ifree 2016.09.02 16:13
"ㅣ" 있진 않은데요. 아마 세션 로그아웃이 돼지 않아서인지 아직 본문이 짤립니다.
한 십분있다가 다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M 관리자 2016.09.02 16:17
그렇네요.. 흠..
좀 더 살펴 보겠습니다.
2 ifree 2016.09.02 16:30
아! 이게 DB에 안드가는게 아니라 풀어내는 쪽이 데이타를 짜르는 것 같습니다?
ODBC쪽에서 DB데이타를 짤라먹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겨우는 처음이네요?

지금 보니 구겨져 들어갔네요...ㅋㅋㅋㅋ
항상 제가 문제입니다요...ㅠㅠ
M 관리자 2016.09.02 16:32
네.. 이제 된 것 같습니다.
HTML 구문을 좀 더 컴팩트하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4 HVAC 2016.09.02 17:43
헐대박... 웹디자인도 하셨나요???

직원이 동영상이 게시안된다고 어쩌구 하던데 유튜브 동영상 연결이 막혀있는건가요?
미디어 링크로 걸면 안된다고 하길래 여쭤봅니다.
M 관리자 2016.09.02 17:45
네.. 미디어링크로 하지 마시고,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링크구문을 복사해서 넣으시면 됩니다.
잘 모르시면.. 해당 위치에 유튜브링크만 적어주시면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4 HVAC 2016.09.02 20:45
넹 감사합니다.
M 배성호 2016.09.03 15:18
매우 집요하면서도 날카롭고 인상적인 분석입니다.
하나의 완결된 계(system)로서 패시브하우스의 "고온 다습"한 여름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화두를 던져줍니다.

말씀 주신 정책에 백번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직자로서 부끄럽고 죄송스런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언젠가 상황은 반드시 개선되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M 배성호 2016.09.03 15:28
Energy# 2.0 개발을 마무리한 후 저의 다음 작업 목표는
에너지샵으로 람다하우스의 예측치와 실측데이터를 검증해 보는 것입니다.
허락은 물론 분석 과정에서 도움을 주시기를 미리 부탁 드려봅니다. ^^

참고로, 제습부하는 여름철 태양열 등의 폐열을 활용한 제습냉방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1~5RT 소형으로 머지않은 시기에 출시 가능하다 하니,
패시브하우스 공조시스템과의 환상적 조합도 기대해봅니다.
2 ifree 2016.09.03 16:08
배서기관님
설마 공짜로 도와달라는건 아니죠?
삼겹살에 쇠주라도 사야..

이식되어진 그대로의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는 우리기후와 문화에 최적화된 아이덴티티가  있는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손대기 이전에는 해결하지 못했던 우리 기술과 지식의 산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1 이장희 2016.09.04 10:10
솔직히 제주도의 패시브하우스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 걱정이었는데 ifree님 덕분에
'고온다습한 환경에서의 쾌적성 확보' 부면에서 특히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귀한 자료 감사드립니다.
최근들어 쉽게 내용을 풀어주시는 것도 감사합니다. ^^
2 ifree 2016.09.04 14:50
이장희님
제주도가면 갈치 한접시 쏴요^^
1 이장희 2016.09.05 13:19
네. 오셔서 전화주시면 저도 안가본 '두꺼운 갈치' 파는집에서 대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