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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은 이제 그만

2 ifree 3 1,451 2016.11.11 00:57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어리숙해 분위기 파악 못하는 순진 둥이였던 고딩 수학시간에 이해가 잘 안된다는 필자의 질문을 받은 수학선생님의 어이없어 하던 표정이 떠오르는 밤이다.
필자의 질문에 선생님은 이렇게 답하셨다.

"이해가 가지 않으면 암기해라. 세상 사람들은 그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 한마디가 내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 놔 버렸다.
그날 이후 내 삶은 온통 그것이 틀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투쟁이었다.
세상은 그 선생님의 말처럼 진실과 가장을 구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진한 화장과 더 화려한 가면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진실을 향한 지고지순한 갈망 따위는 이젠 엿으로도 바꿔주지 않는다.
극단의 공포가 지배하는 사회에 내동댕이쳐진 나약한 자아는 비겁함에 부끄럽지 않고 거짓이 불편하지 않다.
거짓인지 아닌지, 유능한지 바본지는 중요하지 않다.
선택의 기준은 하나다.

'적이냐? 아군이냐?'

단순하고 분명한 그래서 전두엽까지 동원할 필요조차 없는 우뇌가 지배하는 감정의 바다에 메몰되어 버렸다.

임자 잃은 이성은 떠돌이 개 마냥 황야를 헤메인다.

'거짓은 그만, 제발 그만'

현생 인류 호모싸피언스싸피엔스를 그 이전의 인류와 구분하는 기준은 죽음이 있음을 인지하는 능력이 있느냐 라고 한다.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그 진실이 있음을 인지했기에 인류는 사자와 호랑이가 가지지 못한 이성을 가지게 되었고 인류 문명이 주는 무형의 가치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다시, 단지 배부른 생존 그 자체만이 삶의 유일한 목적인 사자와 호랑이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니, 거짓은 이제 그만하자.
그리고, 거짓을 외면하지 말자.
그렇게 해서 저급한 탐욕의 지배로부터 나를 지켜내야겠다.


Comments

M 관리자 2016.11.11 09:49
글게요..
모든 사람은 유년기의 뿌리가 있다니까요..
초중등학교 선생님과,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2 ifree 2016.11.11 10:43
그래요.
저는 수학선생님 말씀 한마디로 문과에서 이과로 과를 바꿔 요모양 요꼴이 되었습니다만, 관리자님은 무슨 책을 잘못 읽은 부작용으로 이리 살고 계신지요^^
M 관리자 2016.11.11 12:00
아.. 네.. ㅎㅎ

저는 허영만의 책에서 가장 영향을 크게 받은 것 같아요.. ㅡㅡ;;;
지금의 허영만은 아니구요.. "오, 한강"을 포함한 그 이전의 책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