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과학자... 인문사회과학을 까다.

G 지배철 5 633 02.03 11:53
[과학자가 뿔났다]
 제목은 사실 과장이 있습니다.
 과학자가 인문 사회과학 그 자체를 폄하한 것은 아닙니다. 그 일부의 풍조나 경향을... 박학으로 위장한 천박함을 가차없이 깠지만요.
 
 81년이었을 겁니다. 복학하고 4학년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후배가 묘한 이름의 저자가 쓴 책을 들고 다니기에 무슨 책인가 궁금해서 빌려보았습니다. 저자는 <라캉>, 제목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음날 돌려주었습니다. 몇 쪽 읽지도 않았지만 거대한 절망을 느끼면서요. 프랑스 학자의 책을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절망이었죠. 후배가 읽는 책을 나는 이해도 못하는구나 하는 바닥 모를 낭패감은 덤이었구요.

 그 이후 그 저자의 이름이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미학 문학 영화 평론에서, 언어학에서, 기호학에서, 정신분석학과철학에서... 한국은 80년대 중후반 이후, 프랑스 인문학의 전성기였습니다. 라캉, 들뢰즈, 데리다, 롤랑 바르트... 교보문고나  종로서적에서 들쳐보고 사볼까 했지만... 넘을 수 없는 사념의 벽을 느꼈기에 포기했습니다.

 [이런 과학자 또는 건축가라면 믿으시겠어요?]
 은유적 암시적 특수상대성이론... 은유적 암시적 설계도를 건축주에게 건네는 건축가... 상상불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일이 인문 사회과학에서는 있었습니다. 종교화된 그들의 이론은 인문학 사회과학의 탈을 쓰고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고 무한복제되고 있습니다.

[Fashionable Nonsense]
직역하면 <유행하는 헛소리>겠지만, <그럴싸한 헛소리>나 <있어 보이는 헛소리>가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 헛소리 인문학을, 사회과학을 통렬하게 비판한 책이 너무 늦게 한국에 번역출판되었습니다. 원저 출간이후 15년 만에... 4년전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헛소리 인문사회과학 까봐야 장사 안되거든요. 까기도 힘들구요...

리처드 도킨스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남겼는데요. 짧은 문장에 모든게 담긴 서평 같습니다.  영감탱이...  글은 참 잘 써요....

<너무나 심오한 사상이라서 그것을 담아낸 언어를 평범한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상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정직한 사유의 부재를 은폐할 목적으로 난해하게 꾸며진 언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걸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임금님이 옷을 입었는지 벗었는지를 파악하는데 전문가의 눈이 필요하다면? 양식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저자들이 휘두르는 도끼가 정말로 필요하고 더 없이 정당하다는 것을, 이들이 제공하는 배경지식을 통해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 사회과학을 정직하게 입문하려 하시는 분은 필독서...
과학자가 썼다는 게 조금 슬플 뿐...
자연과학 수학 물리학 하고 좀 친하시다면
읽다가 열받아 내던질 수 있는 책
저자들 때문이 아니라
까이는 인문학자들의 글 때문에...

덤으로 프랑스 건축가 한분도 치열하게 까임 ㅋㅋㅋ

Comments

M 관리자 02.04 11:53
자크 라캉 이후에 건축계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인문학적 건축"이라는 요상한 용어도 근본을 따져가면 결국 라캉까지 연결되어요.
이게 정리되기 시작한게, 렘쿨하스라는 건축가가 나타나면서 부터인데요.. 우리나라는 "장미의 이름"이라는 영화가 히트치면서 알려진 기호학(?)과 맞물려서.. 아직 라캉의 그림자가 짙습니다.
그러나, 라캉스럽게 이야기하는 건축가는 정작 라캉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를 모른다는 거죠. ㅡㅡ;;;  (사실 저도 몰라요.. ㅎㅎ)
그냥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모르면서 따라하려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과학적 상대성"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론의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단순한 "못박기" 조차 현장마다, 사람마다 다 저만의 과학적 방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G 지배철 02.04 18:51
못박기 까지 상대성을 확대하다니? ㅋㅋㅋ
엄살 그만 하시구요... ㅋㅋ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요ㅋㅋㅋ
M 관리자 02.04 20:01
ㅋㅋ 네~~~
G 지배철 02.04 23:56
건축공학 또는 건축학이 인문학과 접점이 많아서 그런 현상이 있었고, 지금도(?) 있는거 아닌가하고 생각해봅니다.
사람이 사는 혹은 잠시라도 몸담는 공간에 대한 공학이다 보니... 인문학이 부당하게 침투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숙주(?) 적 학문이 되었던것 아닌가 싶습니다.
라캉류의 후유증이 그곳에도 아직 있다니... 놀라워라~ 그대 향한 내 마음..

더  정확하게 말하면... 80년대 초중반 이후
건축전 가서 팜플렛 얻어보면
라캉류의 추천사, 해설사,
난무했죠...

왜거길 갔는지는 비밀~~
M 관리자 02.05 09:25
맞아요...
그 침투 또는 뜻모를 동경... 혹은 좌괴감.. 이런 것들이 공학의 기초를 도외시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담부터 가지 마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