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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우물

2 ifree 1 2,326 2015.03.21 13:30
스스로 지혜롭다고 믿는 자들이 쉬이 빠지는 오류가 있다.
어설픈 의혹에 메몰되어 그를 배척하는 것으로 자신의 현명함을 자위한다.
풍문에  듣기로,
'동쪽에 사악한 뱀이 있다고 하니 나는 서쪽으로 가겠다'
이런 식이다.
화자에게
동쪽에 사악한 뱀이 있는지 여부는 사실 중요하지도 않다.
서쪽이 더 안전한지 덜 사악한 뱀이 있는지도 상관없다.
사악한 뱀이 더 위험한지 뱀 나팔을 불어대는 나팔수가 더 위험한지도 모를 일이다.
불확실성의 바다에서 무엇을 아는지 혹은 모르는지 조차 알지 못한채 사방이 캄캄한 벽에 갇혀있다 보면, 그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좋은 것이던 그 반대던 빨리 확정짓기 위해 필사적이 된다.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그 맹목적인 메몰이 그러함을 증명한다.
그러므로 그 집착은 진실의 탐구와는 상관없다.

'저건 분명히 아니야.'

그 분명해진 낙인 하나가 주는 위안이 필요할 뿐이다.
하여 화자는 낙인 절차가 끝나는 즉시 눈도 감고 귀도 닫아 버린다.
그 결론에 대한 어떤 작은 의문초차도 적대적 공격의 빌미가 된다.
그럴듯한 변명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왕이면 않좋다는 것은 피하고 보는게 상책이다" 라는 자위가 그러하다.
그러나,
대개 그 위험의 실체라는 것이 화자가 동쪽이 아닌 서쪽으로 가기 위해 몸을 돌리다 차에 치어죽을 확율보다 높은지 조차도 의문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제까지 그 반나절도 못갈 낙인의 약발에 기댈 수는 없다.

맞는 답을 찾기 위해서는

'저것은 틀리다'

라고 타를 재단하기 전에 그리 결론지은 자신의 판단이 바른지를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지만,
쉽지 않다.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아는체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에,
반도 모르면서 오만하기까지 한 자들이 싸질러 놓은 편견과 쓰레기 지식이 너무 많다.

Comments

M 관리자 2015.04.02 11:23
"가장 힘든 것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아는체 하지 않는 것"

좋은 표현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