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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기와 배기팬 관련 사례입니다.

2 권희범 15 6,920 2020.08.14 12:34

공조기와 욕실, 주방 배기팬에 관한 질문이 많아 저희 사례를 적어봅니다.

30평 단층 주택이고 공조기 tab를 마친 풍량값(2단 기준)은 급기 147cmh, 배기 129cmh 입니다.
평소 18cmh의 양압이 걸린 상태가 됩니다.

주방후드는 풍량이 작은 2단짜리 제품으로 최대 풍량 200cmh입니다. (3단 제품은 최대 500cmh가 넘습니다.)
욕실팬은  90cmh짜리 2개를 설치 했구요.

공조기가 돌아가는 상태에서 주방후드 하나만 틀어도 계산상 182cmh의 음압이 걸립니다.
여기에 욕실팬 2개가 같이 돌아간다면 362cmh가 되구요.
일반적인 집이라면 창 틈 등으로 많은 외기가 들어오겠지만 누기가 거의 없는 패시브하우스에서는 강한 음압이 걸리고 팬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하수 트랩에 문제가 있다면 하수구 냄새도 들어올테구요.
밖으로 열리는 현관문은 안쪽으로 강하게 당겨진 상태가 돼 열기가 힘들어집니다.


저희도 작년에 지은 집에 90cmh 욕실팬 하나를 켰더니 현관문 여는데 부하가 느껴져서 뭔가 대책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하게 됐습니다.

협회에서 준비중인 주방후드 작동시 공조기의 배기가 멈추거나 약해지게 하는 시스템도 30평 기준으로 본다면 총급기량보다 후드의 배기량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음압이 걸리게 됩니다. 배기가 수시로 멈춘다면 배관 오염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열교환되지 않은 공기가 온집안에 급기되므로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협회와 의논해서 이번에 후드 밑에 별도의 급기구를 하나 달아봤습니다.
후드 근처 외벽에 슬리브를 하나 묻어 전동댐퍼를 달고 필터박스를 연결해 주방후드 작동시 필터링된 외기가 유입되도록 했습니다.
필터박스 설치는 싱크대의 코너 공간을 활용했고 단열배관이 렌지 뒷편 싱크대 뒷선반까지 이어져야해서 뒷선반의 폭을 넓혔습니다.
후드에 급기,배기 두개의 전동댐퍼가 연동된 개념입니다.

최종기밀테스트 때 후드를 켠 채로 외부에서 연기를 뿜어 외부공기가 원활히 유입되는지 확인했습니다.
필터로 인한 압손실이 있을테니 음압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현관문을 열 때 체감할 수는 없었습니다.
필터박스로 인해 싱크대의 수납공간이 줄어드는 점과 필터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점, 열교환되지 않은 외기가 그대로 들어온다는 점 정도의 단점이 있지만 이 외에 다른 대안은 떠오르질 않습니다. 원래 후드를 켤 때 창문을 조금 열어두는 게 좋으니 필터 달린 창을 조금 열어둔 개념으로 생각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욕실팬의 경우 주방후드보다 풍량이 훨씬 작기 때문에 별도의 급기구를 두지 않고 모터 변압기를 달아 풍량을 줄여봤습니다.
조광기부터 프리볼러까지 여러가지를 찾아보다가 잡자재에서 직접 사용해보시고 내구성이 검증된 제품을 보내주셔서 싸고 간단하게 적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tab 할 때 풍량을 조절해 실 당 20cmh로 맞췄고, 이 풍량 부분도 협회와 의논해서 조절했는데 명확한 계산법이나 규정이 없어 욕실 체적 대비 시간당 4회 정도의 환기량으로 일단 맞춰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음압은 느낄 수 없었지만 환기량은 생활을 해가면서 조절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건 다른 얘긴데요, 욕실에 공조기 배기 디퓨져를 넣느냐 마느냐는 관리자님 말씀대로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겠지만, 욕실의 평소 컨디션은 있고 없고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예전에 공조기에 문제가 생겨서 원인을 찾기 위해 욕실 배기 디퓨져를 2주 정도 막아본 적이 있었는데 환기가 될 때의 그 뽀송뽀송함이 없어졌다고 하더라구요.

 

또 다른 얘긴데요, 각종 배수 트랩과 전동댐퍼의 성능은 상당히 믿을만합니다. 일차적으로 기밀테스트 때 검증이 되구요, 위에 말한 음압이 걸려 현관문 열기가 힘든 집도 배수구에서 냄새가 올라오는 일은 없습니다.
집에 음압이 걸려 냄새가 올라오는 집은 먼저 봉수가 말라있는지 확인하고 그게 아니라면 트랩의 불량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설치가 잘못됐을 수도 있구요.
전동댐퍼도 마찬가지로 댐퍼와 배관 사이의 틈이나 배관의 훼손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Comments

M 관리자 2020.08.14 17:58
고생하셨네요..
이래저래 고민할 것이 많습니다.
장문의 글 감사합니다.
6 오대석 2020.08.17 10:5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실제 사용하면서 쓰는 에너지 모니터링 등 협회에서도 이번에 지으신 제로에너지 주택관련해서 계속 협력하겠습니다. ^^
3 정해갑 2020.08.18 09:37
멋지십니다.

기타 사소한 의견:
급기구가 굳이 주방후드 근처에 있어야 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급기구 그릴로 요리하다가 국물이 튀어 들어갈 수 도 있으므로 우산형태로 있거나 세로형태로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저희집(12호)의 경우 화장실 배기팬이나, 주방후드를 틀어놓는다고 음압이 걸려 문을 열기가 어려운 정도는 아닌에...누기가 있을래나요? 그렇다고 후드로 잘 빨려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런것 같지는 않고...
M 관리자 2020.08.18 10:45
아마도, 사례에 있는 배기팬, 후드팬의 용량이 큰 것 같습니다.
2 권희범 2020.08.18 22:16
정해갑님, 멋지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ㅎ
저도 같은 부분을 고민했었는데 겨울을 생각하면 열교환 안 된 공기가 들어오는 거니 흐름이 짧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의 그릴이 생각보다 굉장히 싸서 6개월에 한번 정도 교체하면 큰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기를 들어보고 나중에 글 올리겠습니다.

음압 문제는 마침 오늘 사례의 주택을 다녀왔는데 욕실 두 곳의 환풍기에 변압기를 달아 풍량을 각 각 20cmh정도로 줄이니 둘 다 틀어놔도 현관문 여는데 별 부하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주방후드인데요, 3단짜리 제품의 1단 풍량이 메뉴얼 상 320cmh입니다.
공조기 전체 급기량의 두배가 넘습니다.
기밀성능에 따라 체감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집들도 음압이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2 권희범 2021.01.06 22:13
후기가 늦었습니다.
해당 주택을 오늘 저녁에 다녀왔습니다.
입주한지 딱 6개월 됐네요.
결론부터 말끔드리면 문제 없이 잘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2 권희범 2021.01.06 22:21
위 사진은 후드와 연동된 급기구의 외부측 후드캡입니다.
공조기 oa 후드캡은 몇 달만 지나도 먼지가 많이 끼는데 6개월 만인데도 너무 깨끗해서 작동을 안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들어가서 필터박스를 보니 프리필터도 거의 새 것 처럼 깨끗했구요. 먼지에 막힐까봐 후드캡의 방충망을 떼고 설치했는데 작은 청개구리가 기어들어와 미라가 돼있네요. ㅜㅜ
전동댐퍼가 열려있을 때 그 바람 속을 기어들어왔나 봅니다.
2 권희범 2021.01.0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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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권희범 2021.01.0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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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권희범 2021.01.06 22:58
위 사진은 6개월 사용한 급기구 커버입니다.
가끔 닦아주셨다고 합니다.
싱크대 상판보다 10cm높은 뒷선반에 위치해 있어서 생각만큼 뭐가 많이 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후드를 가동하고 커버에 손을 대보면 바람이 들어오는 게 느껴집니다. 가동한 채로 현관문을 확인해보니 음압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요리를 할 때도 급기구에서 후드로의 흐름을 따라 연기가 움직이는 게 보인다고 합니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비교 대상이 없어 배기가 잘 되고 있는지 체감하시진 못 하지만, 제 보기엔 의도대로 잘 작동하고 있고 불편함 없이 쓰고 계신 것 같습니다.

관리자님이 현장서 보시고 겨울에 지켜보자고 하셨던 마감 커버의 결로도 전혀 없었습니다.
전동댐퍼와 연동된 욕실 환풍기 커버나 후드 표면에도 결로가 없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후드캡이나 필터가 어떻게 저렇게 깨끗한지 이상했는데,
6개월동안 하루 한시간 가동한 걸로 계산해보니 일주일 정도 밖에 안되네요.
24시간 365일 가동하는 공조기 필터와는 비교할 수는 없는 시간이더라구요. 후드캡의 방충망도 다시 씌워야겠습니다.
저런 정도면 미디움,헤파필터는 거의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겠습니다.ㅎ

욕실 배기팬도 별 불편함 없이 쓰고 계신다 합니다.
한 개 가동시 딱 집 전체에 양압이 걸려있는 만큼의 풍량이기 때문에 원활히 배기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개 동시 가동시 계산상 20cmh의 음압이 걸리는데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구요.

싱크대 밑에서 불편하게 필터교체를 해야 해서 관리가 제대로 될까 걱정했었는데 6개월에 저 정도면 1년에 한번 정도 프리필터만 교체해줘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건 지역별 공기질과 후드 가동시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이 다음 집에도 설치했고 앞으로도 계속 설치할 생각입니다.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또 말씀드리겠습니다.
G 나디아 2021.01.07 06:25
권희범님 멋있어요. 막 무슨.. 팬 된 것 같아....

그제 제주도에서 친구 올라와 하룻밤 자고 갔는데, 집 얘기 나와서 협회와 표준주택 알려줬더랍니다. 여긴 정말 보물창고야...
1 추봉호 2021.01.10 14:25
감사합니다. 어디 아파트 안내자료에서 언듯 본적있는데 급기부를 바닥쪽에 설치했던걸 봤었습니다. 그림상에서는 싱크대 하부막이(?)쪽에서 급기되어 상승기류를 타고 오븐이나 레인지에서 나오는 열기를 상부 후드로 빨려들어가는 형태이더군요.
저희집 지을때도 적용 검토해야겠습니다.
1 추봉호 2021.01.26 09:44
전에 스쳐지나듯 봤던거를 찾아서 공유드립니다.
이 업체에서는 주방급속환기 시스템이라고 부르네요.

https://news.hmgjournal.com/Group-Story/%EB%AF%B8%EC%84%B8%EB%A8%BC%EC%A7%80-%EC%B0%A8%EB%8B%A8-%EB%B0%94%EC%9D%B4%EB%9F%AC%EC%8A%A4-%EC%82%B4%EA%B7%A0-%ED%98%84%EB%8C%80%EA%B1%B4%EC%84%A4-H%ED%81%B4%EB%A6%B0%EC%95%8C%ED%8C%8C-V2
2 권희범 2021.01.26 10:30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M 관리자 2021.01.26 13:09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