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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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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원전 논쟁 3라운드 "탈핵 논박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03 19:10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vs 김대경 ADB 에너지전문위원

서울대 원전센터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재생에너지-원전 간 3번째 논쟁이 전개됐다. 이번 논쟁은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이하 서울대 원전센터)와 김대경 아시아개발은행(ADB) 에너지전문위원이 벌였다. 서울대 원전센터가 원전 포기 시 전기요금이 최대 79.1%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자 김 전문위원이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는 김 전문위원의 주장에 서울대 원전센터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는 환영할 일‘이라며 화답했다. 3일 서울대 원전센터와 김 전문위원 간 격론이 벌어진 페이스북은 소강상태다.

논쟁은 김 전문위원이 싱가폴 출장으로 잠시 보류됐지만 양측은 재생에너지 VS 원전 프레임이 무용하다는데 합의했다. 이 논쟁은 지난달 29일 한국원자력학회가 발표한 성명서를 서울대 원전센터가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며 ‘원자력의 순작용이 잘 설명된 원자력 학회 성명 발표 기자 회견’이라고 설명을 더한 데서 비롯됐다.

김 전문위원은 미국과 영국의 균등화 발전원가(LCOE)를 예로 들며 "풍력과 태양광발전의 균등화 발전원가가 원전보다 낮다"고 말했다. 그가 인용한 전기산업협회(EIA)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미국 원전의 균등화 발전원가는 MWh당 99.7달러, 태양광 74.2달러, 풍력 58.2달러다.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DECC)에 따르면 가스 100파운드, 원전 89파운드, 태양광 74.2파운드, 풍력 58.5파운드다. 그는 이 수치를 근거로 "독자가 투자한다면 어느 쪽에 투자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또한 그는 원전 포기 시 전기요금이 급격하게 오를 것이란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원전 중심보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 시 34년간 최대 100조원이 더 들지만 가정용 전기 비중 16%, 가구수 2000만을 가정할 때 한달에 추가 부담할 전기요금이 2540원"이라고 계산했다. 이어 "한국 가구 월평균 전기요금이 4만5000원일 경우 5.6% 수준"이라며 "극단적으로 전기요금이 오르는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대 원전센터는 "개별 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국가 전체 전력 공급단가가 차이가 난다"고 반박했다. 재생에너지가 발전 불가능한 시간에 대체 전력원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 전력원의 발전비용이 전기료에 포함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서울대 원전센터는 "독일과 덴마크가 다른 국가에 비해 두배로 전기료가 높다"고 주장했다.

김 전문위원은 "전기요금은 발전원가에 각종 세금이 부가돼 결정된다"며 "EU 통계 자료에 따르면 독일과 덴마크의 발전원가가 2015년 기준 유럽 회원국 평균보다 낮다"고 반박했다.

김 전문위원과 서울대 원전센터는 독일과 덴마크의 전기료가 높은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자료를 더 주고 받았다. 김 전문위원은 유로스타트(eurostat)를 소개했다. 서울대 원전센터는 유로스타트에서 데이터를 발굴해 김 위원에게 제시하며 "독일에서 전기료에 부과되는 세금을 대폭 증액시킨 것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늘어난 것이 혹시 관련 있지 않는지" 되물었다.

김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30% 정도인 독일에서도 재생에너지 부담금이 25%를 넘지 않는다"며 "한국이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목표 11%를 달성할 때 70~80%의 전기요금 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독자를 오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원전센터는 재생에너지로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지 되묻고, "원전 24GW를 대체하려면 100GW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 대 원전 대결 구도를 경계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원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 배출이 많은 발전원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서울대 원전센터는 "탈핵 주창자들이 재생에너지로 탈핵, 원자력 대체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해서 그 논리에 반박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김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를 하는 분들이 탈핵을 주장하는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양쪽의 기술적 타당성 및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논의를 마무리했다. 서울대 원전센터 역시 2일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는 환영할 일’이라는 포스팅으로 화답했다. 이 포스팅은 "재생에너지의 친환경성은 높은 가치를 가지므로 증가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하지만 △한국의 협소한 국토 여건 △전기료의 대폭 상승 △전력망 고립이란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탈핵 주창자들의 주장을 논박해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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