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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의 착공 준비 후기

2 아침 3 1,005 2022.11.08 20:44

안녕하세요. 협회를 통해 언제나 많은 정보 얻어가고 있는 건축주입니다.

 

피코네의 라이브 방송 "건축주 학교"를 즐겨보고 있는 애청자로서 최근 실제로 착공 준비를 하며 있었던 일들을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일부 내용들은 이미 건축주학교의 착공준비 편에서 언급된 사항이지만 (선물은 아직 안돌렸습니다^^) 건축주 관점에서 좀 더 자세히 풀어냈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건축에 관하여 전혀 모르는 완전한 일반인이므로 실제로 틀린 내용이 많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블로그에 작성했던 내용을 그대로 복붙했습니다)

 

 
 
 
시공사와 계약을 하던 직영공사를 준비하던 착공을 위해 건축주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아래 사항들은 직영공사 기준으로 작성되어 있지만 일부는 시공 계약과 관계없이 건축 허가 후 미리 해두면 착공일자를 최대한 당길 수 있는 팁도 포함되어 있다.

 

경계복원 측량

 

우리가 구입한 대지는 대지조성사업 과정에서 경계측량을 진행하여 이미 대지에 말뚝이 박혀있었다. 토목공사 과정을 전부 지켜보며 중간중간 사진과 영상도 촬영해두었기에 당연히 측량을 다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이 규준틀 설치 전 경계복원 측량을 진행할 것을 강력히 추천하였다. 설계 과정에서 건축물의 배치는 보통 건축법에서 규정한 최소한의 이격거리를 적용하는데 그 여유 폭이 매우 작고 혹시나 경계 말뚝의 위치가 조금이라도 이동했다면 사용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조금의 오차 때문에 누군가는 지붕을 잘라냈고, 또 누군가는 기둥을 갈아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부랴부랴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의뢰하여 대지 경계복원 측량을 신청하였다. 시청 홈페이지에서 "지적측량"을 검색하여 지적측량신청 접수 연락처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각 시청에 지사 형식으로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 같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바일 지적 정보 플랫폼 랜디-i(아이폰/안드로이드)라는 앱을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전화로 신청해도 전산 입력을 하기 때문에 문자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이후 진행 상태를 안내받을 수 있다.

 

측량 신청이 밀리면 1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 현장은 다행히 일주일 만에 경계복원 측량을 할 수 있었다. 금액은 696,300원이 발생했는데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니 접수 시 요청하면 된다. 작은 비용은 아니지만 덕분에 실제 대지 경계선보다 약 2cm 안쪽으로 박혀있던 말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인 우리 땅은 대지가 직사각형에 가까워 측량은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다음날 메일로 측량성과도와 현장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1년 내 다시 측량을 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측량성과도는 잘 챙겨두도록 하자.

 

(3개월 이내 90%, 6개월 이내 70%, 12개월 이내 50% 감면. 동일 종목, 의뢰인, 소재지에 한하여 적용. 등록전환/분할/지적현황측량의 경우 기존 설치한 분할선 및 현황선에 한함)

 

급수공사 청약 신청서

 

시공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기와 달리 수도는 가설 수도 공사가 비효율적이라 바로 본수도 인입을 신청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한다. "급수공사 신청"으로 시청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담당부서인 수도시설과의 연락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전화했더니 설명을 들으며 직접 현장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하였고 휴가를 내고 시청 민원실에 방문하였다. 신분증만 지참하면 된다.

 

"급수공사 청약신청서"에 작성할 항목은 다음과 같다.

 

• 청약인(건축주) 인적사항과 현장대리인 연락처

• 신청 계량기 구경과 설치 장소. 보통 단독주택은 15mm 1대를 설치하는데 정확한 확인을 위해 건축사사무소에 연락하여 물어보았다. 예상과 동일했고 설치 장소는 대지 지번을 적으면 된다.• 상수도 용도. 단독주택의 경우 가정용에 체크

• 지정 대행업체. 창구 한편에 시청에 등록된 "급수공사 대행업체 리스트"가 안내되어 있었는데 마음에 드는 업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고 한다. 잘 모를 경우 "공무소"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고 귀띔해주셔서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공무소를 선택하였다. 우리 지역의 경우 30여 개의 대행업체가 있었다.

• 건축허가일, 허가번호, 건물용도, 연면적 및 가구수. 모를 경우 비워두면 담당자께서 검색하여 기입해주신다.

• 토지사용승낙서. 자주 등장한다. 다행히 우리 대지에 인접한 도로는 공도(公道)라서 특별히 급수관이 경유하는 필지는 없으므로 대지 소유자인 "나"의 승낙만 있으면 충분했다. 주소와 연락처를 기입하고 서명한다.

 

특이 사항으로는 매년 12월 초부터 익년 3월 초까지는 동절기 공사 중지로 상수도 급수공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11월에 착공인 우리 입장에서는 일정이 빠듯하다. 상수도 급수 공사는 현장 검사 후 급수 공사 설계를 하고 산출된 금액을 결제하면 공사가 진행되는데 현장 검사까지 최소 2-3주는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근처 건설현장이나 이미 지어진 건물에서 수도를 빌려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급수공사 상황에 따라 우리 현장도 주변에서 빌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가설전기 신청

 

가설전기는 건축주가 신청할 수 없다.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전기공사를 할 수 있으므로 직영공사이더라도 위탁해야 한다.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그리고 건축허가서 사본을 전기 업체에 전달하면 된다. 비교적 빠르게 처리된다고 하던데 우리 지역은 1달 이상 걸린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전기는 공사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전기 없이 공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착공 시점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결국 전기도 주변 현장에서 빌리기로 했다.

 

인접 대지 소유주 또는 근처 공사현장의 건축주와 연락하기

 

가설 전기와 수도 같은 외부의 문제로 착공시기가 지연되거나 공사의 편의, 나아가 앞으로 주변 이웃들과의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인접 대지 소유주나 근처 공사 현장의 건축주와는 미리 안면을 트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히 우리 대지는 민원 발생 가능성이 적다는 "이제 분양을 막 마친 도시 내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이고 그중 1호 집만이 사용승인이 완료되어 입주를 하셨다. 2호 집은 우리 대지와 소도로를 마주하고 있으며 여전히 공사 중이며 우리가 3호 집이다.

 

공사 중인 2호 집에서 전기와 수도를 빌리기 위해 2호 집 건축주분께 연락을 드렸다. 건축현장에는 건축허가표지판이 있는데 여기에 건축주 인적사항이 공개되어 있으므로 쉽게 연락할 수 있었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가설전기와 수도를 빌리되 그 달의 모든 사용료를 우리가 지불하는 것으로 부탁을 드렸다. 이런 조건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또한 공사현장에는 자재를 쌓아두고 현장사무소로 활용할 컨테이너를 둘 여유 공간이 필요한데 각종 민원 발생 여지를 제거하고 공사의 편의를 위해 인접대지를 임대하여 사용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대지 양 옆의 토지 소유주와 연락할 일이 생겼다. 토지대장을 조회해도 소유주 이름과 주소만 나올 뿐이라 난감했는데 인접 대지 중 한 필지가 아직 분양되지 않고 시행사 소유로 되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시행사에 문의했다. 결론적으로는 시행사 소유의 토지는 빠른 매각을 위해 임대는 어렵지만 대신 반대쪽 인접 대지의 소유주를 소개해 주신다고 하셨다. 동의 하에 연락처를 전달받아 전화드렸고 공사 기간 동안 사용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다.

 

 

그밖에...

 

• 건설 재해 예방을 위한 기술지도 계약이 의무사항이다. 착공 서류에 계약서와 해당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이 필수라고 한다. 지역의 재해예방 컨설팅 회사를 선정하여 계약하였다. 공사 기간이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120만 원이 지출되었다.

 

• 고용/산재보험 가입 증명원도 필수 서류이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신청할 수 있고(인적사항, 현장 주소, 건축허가번호, 착공일, 준공 예정일만 기입하면 된다) 문자로 결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결제 후 홈페이지 또는 근로복지공단의 앱인 터치! 산재 고용을 통해 증명원을 받을 수 있는데 팩스 전송만 가능하니 모바일 팩스 수신 앱 등을 활용해 증명원을 pdf 파일로 저장하자. (세상이 좋아졌다. 모바일 앱을 통해 가상 팩스번호를 만들고 그 번호로 팩스를 수신하여 이미지 또는 문서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고용보험 1,035,950원 산재보험 1,900,090원을 결제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보험 처리할 일이 없이 안전하게 공사가 마무리되길 희망한다.

 

• 대지 상황에 따라 옹벽을 설치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 대지도 인접대지 간 레벨이 1미터나 차이가 나고 경계가 법면(비탈면)으로 되어있어 면적 손해를 꽤나 본다. 결론적으로 대지의 북측과 남측에는 기초공사 과정에서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기로 했고 대지의 동쪽은 3미터나 되는 건축한계선 때문에 사용승인 이후 별도로 보강토 블록을 쌓는 것으로 결정했다. 인접 대지면의 토지주께 옹벽 설치 의사를 여쭈어봤지만 해당 토지에는 건축계획이 전혀 없고 투자 목적이라 하셔서 모든 비용은 우리가 부담해야 할 듯싶다. 옹벽에 대한 의견은 건축사사무소와 더불어 시공사 대표님과 현장소장님께 들을 수 있다.

Comments

M 관리자 2022.11.08 20:45
감사합니다.^^
3 내집마렵다 2022.11.09 16:57
정성스런 정리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다음주에 착공합니다
무탈하다는 소식 자주 부탁 드립니다!!
4 지람 2022.11.09 17:18
꼼꼼한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