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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패시브인증주택 후기 올려봅니다.

1 무식장이 15 1,126 2023.03.08 23:36

오랜만에 들어와서 아래 후기 글을 보다 보니 많은 내용이 공감가서 저도 몇 자 추가합니다. 물론 덕분에 잘 지은 집에서 잘 살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도 있구요.

큰 문제도 없었지만, 모든게 장점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들 떠오르는 것 몇 가지 나열하고, 후기를 적어봅니다.

(벌써 표준 주택 3기 시작하셨더라구요. 협회가 계속 나아가는 것을 보며, 적절한 수요공급이 만나 추구하는 이상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보람된 일일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것만큼 대단한 것은 또한 없습니다.)



[경험과 생각]

콘크리트/실내미장마감 3.5L 인증 받은 주택가에 있는 집입니다.

벌써 1년반, 두번째 겨울을 났습니다.


1. 겨울

1.1. 겨울은 난방비

  - 이번 겨울 말이 많던 월 난방비, 주변 여느 집들은 엄청났나 봅니다. 금액을 특정하긴 뭐하지만, 적어도 다른 집에 비해 1/3 이하로 나온듯 합니다. 물론 집 크기도 영향이 있겠지만, 그래도 심적으론 결과 숫자만 보이는 거니까요.

  -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며 일별 추세로 떨어질뿐, 하루중 온도 편차는 2도 이내입니다.

저희는 겨울 낮에 실내 온도가 24도를 넘지 않았습니다. (보일러를 연속 몇 시간 돌리면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주택가는 주변 건물이 그늘을 만들고, 콘크리트 주택은 축열로 온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 것의 장점이자 단점인 듯 합니다.)

스크린샷 2023-03-07 오후 12.14.44.png

  (저희 집의 일자별 평균 온도 추이, 연중 최저기온 24~25일 중 25일자)

1.2. 주택 사용법을 익혀야 함

  - 추운날은 3시간에10분, 괜찮아지면 6시간에 10분으로 난방을 돌리고 있습니다. 난방수 온도 40도도 해보고 새벽만도 돌려보고 실내 온도로도 설정 해봤지만, 저희집은 주기적으로 짧게 돌리는게 최적이란 경험을 얻었습니다.

  - 환기장치 필터도 정기적으로 갈아주어야지요.

1.3. 건조합니다.

  - 당연합니다. ㅜ,ㅠ 가습기를 열심히 돌려야 합니다. 더군다나 저희는 요리 주방을 분리해놨기 때문에, 요리열뿐 아니라 습기도 모두 버립니다. (인증 계산엔 포함이지만, 죄송합니다. ㅋㅋ)

1.4. 독립된 별도 건물(?)의 필요성

  - 귤이나 사과라도 보관할라 하면, 주택은 너무 따뜻합니다. (물론 저희는 패시브 인증하지 않은 별채가 있…)


2. 하수구 날벌레

  - 기밀해서인지, 1층에 벤트가 빠져서 인지, 봉수가 잘 깨집니다. 2층 세탁실에서 물을 쏟기 시작하면, 봉수가 여지없이 깨집니다. 2층 배관에 벤트가 있지만, 1층에 없는게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워낙 기밀해서, 현관 열고 닫을 때도 깨졌을 것이란 의심+1 이 있습니다.)

  - 두 가지 육가(중국산 봉수가 깊은 것, smz 스프링으로 된거)를 사다가 끼워서 테스트 중입니다. 3주 결과로는 벌레가 없어졌습니다. 봉수 깊은건 억지로 얹어놓았고, 스프링은 그것대로 오래 써보면 이물질이 끼는지 단점을 좀 봐야지요. 여튼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그만입니다. 한해 더 지나면 윤곽이 나오겠지요.

 

스크린샷 2023-03-07 오전 11.45.29.png

  - 이 문제는 여기 글도 여럿 보았던 부분입니다. 가장 큰 단점이라 생각합니다. 명확한 솔루션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3. 여름

3.0. 습도

  - 제습기 필수입니다. ㅎㅎ

  - 제습기를 돌리다보면, 에어컨도 한번씩 돌려줘야 합니다.

  - 밖에 있다 들어오면 '아~ 시원하다' 고 하지만, 막상 실내에서 적응하고 나서 2층 오르락 내리락 하면 에어컨을 틀어야 합니다. 더운건 못참으니까요. ㅜ,ㅠ


3.1. 창호의 수축 팽창

  - 외부에서 창호 프레임이 어두운 색입니다.

  - 봄가을에 해가 창호 하부를 달구면, 시스템창호 내부 걸쇠가 창호에 걸려서 안열리는 현상이 있습니다. (외부 차양을 내리고 열을 식히면 다시 열립니다.)

  - 이것 역시.. 주택의 사용법을 익혀서 그러려니 하고 씁니다. -_-;;; 원인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어디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모르니, 적응할 수 밖에요.


3.2. 외장 타일의 탈락

  - 역시 수축/팽창에 의해... 창호 하단쪽 외장 타일이 떨어집니다.

  - as 를 요청해 놓았지만, 받은들 나중에 또 떨어지겠지요-_-;

  - 현실적으로 팽창밴드가 시공되기 어려운 측면에 대한 보완은 필요해 보입니다. (그걸 할 수 있는 기술자도...)

  여름이 오면 그냥 손수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ㅜ,ㅠ


4. 공기

  - 이산화탄소 400ppm 근처, 미세먼지 0 근처에 있습니다. 당연히 환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 voc 는 주택가임에도 다른 어딘가에서 나무를 태울 때나 새 물건이 들어올 때 종종 올라갑니다. 벽난로를 설치한 집이 몇 있습니다. 집안에서 냄새는 전혀 안나는데, 센서는 아는가 봅니다. (술마시고 근처가서 놀고 있으면, 빨간불 들어옵니다. ㅋㅋ)



[후기]

주택은 여러모로 신경쓸게 많습니다. 길고양이 배설물도 성가시고, 바람에 날라온 낙엽, 여름철 잡초, 겨울철 집앞 눈도 치워야 하지요. 전등 교체부터 소소하게 손볼 것 들도 많이 있습니다. 귀찮은 일이 많은 만큼 또 그런 재미로 집을 짓고 사는 거니까요. 저는 큰 하자로 신경쓴 경험이 없으니, 그것대로 온 가족이 만족합니다.


사실 집을 구성하는 과정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이성적/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고 납득할 수 있는 구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적으로 괜찮다는 것을 말하더라도, “해보니 괜찮다”는건 운에 기댄 단어들이죠. 왜 그런지 고민하고 “어떤 이론적 근거를 통해 어떤 변수를 검토했을 때 괜찮을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 와 같은 흔적이 있는 말이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오류에서 발전 할 수(했을 수) 있으니까요. 적어도 협회의 기준은 여러 과제로 계속 고민하고 계시고 사례를 쌓고 수정하고 있으니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여기 회원사로 많이 계시는 것 같구요.


완벽하리란 생각도 경계해야 합니다. 이건 결과물 뿐 아니라 설계와 시공과정에도 적용 됩니다. 건축주의 예산이 완벽(무한)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현실적인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요. 인증주택을 지으면서도 분명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구요. 지나고 보니 이런 부분이 집짓는 과정의 스트레스 일부였습니다. 시행착오나 오류를 줄이는게 결과적으로 비용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입니다. 다수로 검토된 설계와 시공 사례가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추측컨데 분명 저는 큰 스트레스를 받은 편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제가 공부한 것, 건축 과정에 본 것들도 집을 유지보수해야 하는 건축주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구요. 공부에 따르는 스트레스 정도는 불가피한거죠.


한번 더 지을 기회가 생기면, 당연히 패시브주택인증을 하고 협회 회원 중 설계/시공사(같이하신 분들은 어떠셨을지 모르나, 저는 같은 곳으로. ㅋㅋ)를 정할 것입니다. 기온으로만도 연중 50여도의 온도 차이를 보이는 극한의 나라이니, 적당히 지으면 살기 힘드니까요~

Comments

G Whamip 2023.03.08 06:51
귀중한 체험기, 잘 봤습니다 ~
9 잡자재 2023.03.08 09:30
생생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7 신범석 2023.03.08 17:38
감사합니다.
2 아침 2023.03.08 19:47
저도 현재 인증 주택 공사중인 건축주인데 이런 귀한 후기 감사합니다. 실제로 이 공간에 살아갈 사람으로서 장기간 사용에 대한 소감이 참 궁금했었습니다.
G 무식장이 2023.03.08 23:11
잡자재님.
사실 외벽타일 탈락의 원인은 짐작컨데, 빗물받이의 팽창 영향일 듯 싶습니다.
남향의 빗물받이와 닿은 하단 타일만 탈락합니다. 반면 창호나 이런 부분은 줄눈(?)이 버틸정도가 되는지 겨울에 틈이 생기는 정도로 관찰됩니다.
최근 자외선에 경화되지 않는 코킹제를 들이신걸 보았는데요. 여름에 제품으로 조인트 부분을 처리할 경우, 겨울에 코킹제가 팽창해야 하는 부분을 잘 견딜까요? 영하20도의 온도(복사냉각을 생각하면 그보다 더 낮은)에도 얼거나 굳는 부분은 검증이 가능할까요? 해봐야 알 수 있는 거라면, 올 여름에 한번 해볼까 하구요. 제가 생각해도 외장타일에 팽창밴드는-_-; 조합이 안될 것도 같구요.
G 무식장이 2023.03.08 23:28
@아침
인증 주택 공사중이시라니 정말 잘하신 선택입니다. 그럼에도 공사 과정은 건축사(아마도 협회 교육을 받은)와 함께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의견(완강한 요구 보다는 최선 또는 차선을 찾는 과정)을 나누어야 합니다. 저는 무엇이 어떻게 되었는지 배우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때로는 설계에 고려가 되었더라도 경험 많은 시공사측에서 하자가 날 가능성이 있는 부분(또는 구현이 어려운 경우)는 건축사와 함께 검토하여 과감히 버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저희는 테라스의 수도를 버렸습니다. 약간의 스트레스는 긴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좋은 집 지으시고, 만족하는(하지만 부지런해지는) 생활하시길 기원합니다~ ^^
M 관리자 2023.03.08 23:46
여러가지로 좋은 글 감사합니다.
협회로 어느 집인지 알려 주시면, 담당 시공사와 타일 탈락 건은 협의해서 해결방안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1 무식장이 2023.03.09 00:20
@관리자
아닙니다. 협회 통해서 시공사에 연락이 가는건 예의가 아닙니다. 제가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사소한 부분이라 보입니다. 여름 가까울쯤 추가 요청할 예정입니다.ㅋㅋ 해결책이 이미 있다면, 제가 시공사와 연락 후 여쭙겠습니다.^^
신경써주시는 점 감사합니다. ^^
9 잡자재 2023.03.09 01:22
시공사에서 이미 다 알고 잘 보수해주시겠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드리자면...
아덱스 제품중에 쉘터글루라는 타일접착용 실리콘이 있습니다. 타일접착용으로 나온 제픔으로 저희가 취급하는 siga 멜텔보다 더 적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줄눈 부분도 다양한 색의 실리콘소재 줄눈이 아덱스에서 나오고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1 무식장이 2023.03.09 01:44
@잡자재
감사합니다. 타일을 접착하려는 목적은 아니고, 외장타일과 창호 / 외장타일과 빗물받이 조인트만을 위해셔 여쭤본것입니다. 타일을 다시 붙이는 부분은 시공사에서 잘 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여름 낮에 하면, 팽창보다 수축 부분만 신경쓰면 될 것으로 생각하여 여쭤본 부분입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
M 관리자 2023.03.09 09:23
알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9 잡자재 2023.03.09 09:25
감사합니다. 무식장이님
저는 타일의 탈락을 말씀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
멜텔은 반영구적으로 탄성을 유지하는 소재입니다. 자동차 외부 씰링, 선박 등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로 빗물받이 조인트 부위에 적용 가능합니다.
6 오대석 2023.03.09 13:43
저도 언젠가는 패시브하우스에서 살 수 있겠죠 ^^ 후기 감사합니다.
G 패시브 2023.03.09 17:14
후기 잘 봤습니다. 기존 하수구 트랩을 어느것을 사용하셨고 어느 부위가 파손이 됐는진 모르겠지만, 혹시 테프론이나 실리콘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방식의 트랩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제 경우 노후 주택에 적용했을 때 냄세와 벌레 모두 만족스럽게 차단한 제품이어서요.
G 무식장이 2023.03.09 19:27
@패시브. 말씀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말씀해주신것도 테스트 중이예요.
저희집꺼는 그냥 일반 봉수있는 제품이었는데요. 파손이 아니라, 압력차에 의해 봉수의 물이 조금 빠지면서 물이 막고 있던 부분이 물이 부족해서 열리는 현상입니다. 말씀하신 실리콘이 붙었다 떨어졌다하는 스프링 트렙으로 하나 교체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 봉수가 얕은듯하여 5센티가량 봉수가 채워진 제품도 테스트중이구요. 시공사에서는 스프링 트랩을 추천하셨지만, 제가 봉수있는 제품을 선택했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