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지붕 셀프공사 후기

지난 가을, 우여곡절 끝에 시트방수를 했습니다. 

대표님께 자문을 구했던 내용은 '모서리 실리콘 처리 + 수성 우레탄 방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래놓고 한순간에 방향을 바꾼 까닭은.. 시간. 삼각면귀를 쓰면 시트 붙이기 전 길이만 맞춰놓으면 되니 시간이 절약되겠구나 + 모서리가 좀 더 튼튼하겠지 + 아이들 재워놓고 밤마다 방수시트를 재단해놓고 휘릭 붙이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었어요. 시트방수를 하면 화단을 직접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끌렸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며 느낀 점

1. 이미 건축 완료된 건물의 방수공사인 경우에 모서리 처리는 실리콘이 낫겠다.

: 시트방수 전, 모서리를 실리콘 처리하고 위에 시멘트를 올리게 되어 그 실리콘을 뜯어냈었습니다. 원하는 두께와 모양으로 실리콘이 발라지도록 두꺼운 종이와 테이프를 이용해 헤라를 만들어 썼었는데, 실리콘을 제거한 면을 보아도 모서리 처리가 완벽하게 되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만난 삼각면귀는 모서리에 닿는 부분이 직각이 아니더라고요. (파란색 플라스틱 소재의 제품을 주문했습니다) 직각삼각형의 기둥이 아니라.. 직각 이상으로 벌어진 이등변삼각형의 기둥이었습니다. 그래서 벽 모서리의 직각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었고, 모서리에 이어지는 바닥의 평평함? 직선? 이 필요한 조건이었어요. 잘해보겠다고 큰 사이즈의 삼각면귀를 주문했던 저는 평평하지 않은 바닥을 처리한다고 낑낑.. 해결하지도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삼각면귀 자체도 반듯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ㅠㅠ 벽이 꺾이는 ㄱ자 부분에 꼭 맞게 삼각면귀를 잘라 잇는 과정도 귀찮았어요. -_- 

그래서 실리콘 이용을 추천합니다. 삼각면귀를 쓰시려면, 혼자 작업하신다면, 먼저 실리콘으로 면귀를 고정시키고 나서 시트를 붙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모서리는 어차피 붕 떠 있어 빈 공간이 되니 면귀가 닿는 바닥 부분에 실리콘을 발라야겠고요. 저의 집 옥상에는 삼각면귀가 떠 있는 곳이 있습니다. ㅠㅠ

2. 수성우레탄으로 할걸 그랬나, 뒤늦은 후회 

: 방수시트 공사도 프라이머를 발라야 하고, 이것은 바르고 나서 몇 시간? 안에 시트 작업을 완료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바닥면은 데구르르 굴려서 금방 붙이지만, 모서리 부분은 시트를 재단해서 조각조각 붙여나가는 고단함이 따르고요. 모서리가 만나는 ㄱ자 부분은 삼각면귀가 있어서 겹쳐지게 붙일 수밖에 없는데 겹쳐지는 면적도 고려해야하고... 저희 옥상은 배수구가 측면 파라펫에 있는데 삼각면귀가 배수구와 만나서 만들어진 모양이 방수시트를 붙이기에 상당히 곤란해 삼각면귀의 모양을 다시 다듬고...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겨서 쉽지 않더라고요. 

방수시트의 벽면 안정성도 염려됩니다. 양단열이 나을 만큼 이 집의 건축상태가 열악할까를 고민하고 단열재는 생략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그 두께만큼 방수시트가 벽면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남은 실리콘을 얇게 바르고 그 위에 페인트도 발랐지만..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수성우레탄으로 공사했으면 실리콘이라든가 동일 소재의 방수소재로 보수가 가능할텐데! 물음표가 남았습니다. 

3. 마무리에 대해서도 미리미리 계획을 짜놓아야 하는구나! 

: 잔디를 일부 깔고 싶었어요. 그런데 잔디를 식재하려면 그 밑에 흙이 최소 20cm 있어야 한다더라고요. 아, 흙을 깔 높이가 부족합니다. 굳이 시트방수를 선택한 것에 이것도 큰 이유였는데..ㅎㅎㅎ

그래서 배수판 + 화단용 부직포 + 조립식데크와 자갈로 마무리했습니다. 배수판은 부직포만 있으면 바닥이 축축할 것 같다고 염려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마음의 방수처럼 깔았어요. 테두리에는 돌을 두르고 싶어서 가운데에 먼저 데크를 깔았거든요. 그런데 돌이 너무너무 무겁습니다! 실내로 손수 옮길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야금야금 테두리에도 데크를 연장하다가 이제 손을 놓았습니다.

테두리에 주르륵 화분을 두려고 했던 계획도 접어두었어요. 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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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씀들 남겨주셨던 대표님께 결과를 보고해 드리고 싶은 마음과.. 장마 오기 전 방수공사를 계획하는 분들께 도움도 되고 싶어 후기를 올려봅니다. 대표님,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