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관련 질문

급수를 위한 이중 배관 시공과 전기 배관에 대하여 질문 드립니다.

14 이성원 18 15,890 2011.06.21 02:29
우선, 저에게 잡다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급수 배관 시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2중으로 배관을 하고 있었는데 원래의 배관 보다 좀 더 큰 사이즈의 플라스틱 배관을 먼저 깔고 그 안에 다시 일반 사이즈의 배관을 시공하고 있었습니다. 시공자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차 후 노후 배관 교체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 하였습니다. 너무 반가운 시공법이라 저절로 박수까지 치고 돌아 왔는데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예전처럼 수도 배관이 바닥이나 벽체에 묻혀 있다면 배관에 콘크리트가 밀착이 되어 있어서 결로가 생기지 않을 것 같은데 견학한 방법의 배관 시공은 두 배관 사이의 공기층에 결로 발생이 우려 되어 머릿 속에서 맴돕니다. 특히 목조 주택의 경우 타카핀 등에 외관 파이프가 파손이 된다면 다른 관이 한 겹 더 있긴해도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기더군요. 넘치는 걱정이지 싶긴 한데...
그리고 패시브 건축에서는 공기압으로 기밀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 콘센트는 어찌 처리 하나요? 일반적으로 콘센트 자체 타공부분과 전선 배관을 타고 공기의 흐름이 많을듯 한데요. 실제로 콘센트 안에 바퀴벌레가 있는 것도 본 경험이 있다보니 전선 배관 역시 밀폐시공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질문 드립니다.
좀 더 패시브 건축과 가까운 질문을 드려야겠습니다만 아는 게 있어야 질문도 생기더군요.
항상 빠르고 성의 있는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질문이 없어도 자주 들어와 공부하고 있습니다. 열을 배우면 아홉을 잊어서 문제이긴 합니다만...

Comments

M 관리자 2011.06.21 08:03
이번 질문은 건축역사를 꺼내들어야 할 정도로 많은 분량의 답변을 요구합니다. 설비배관과 관련된 역사적 변화와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교해야 아마도 정확한 답변이 될 듯 합니다만, 웹이라는 게 그렇듯이 결과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배관위치
배관은 완공건물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부품은 그 위치를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도면에서 배관이 지나가는 길까지 표현하기에는 그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배관은 지나가는 길에 대한 원칙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수도꼭지로 부터 수직으로 내려가서 바닥을 만나기 20cm 전에 직각으로 꺽어서 수평으로 이동을 하다가 급구원관 위치에서 수직으로 연결한다.. 등...) 그래야 벽속에서 하자가 생겼을 때 배관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그 부위의 벽체만 해체하여 보수가가능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배관은 그 위치를 모릅니다. 모르게 시공해야만 시공 속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 속도에 힘을 싫어 준 것이 PE 공관입니다.. 아무렇게나 설치해놓고 배관을 그 속에 밀어넣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보수할 때도 배관을 다 뽑아 내면 되지요.. 얼핏 무척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필요에 의해 벽에 아주 대못을 박을 일이 있다고 상상을 해보면.. 그 위치에 배관이 있는지 없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박아보고 문제가 없으면 배관이 없는 것이지요.. PE관을 탓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배관의 위치에 대한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시공하는 현장에서도 그 원칙이 지켜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 아무도 해보지 못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다른 모든 것이 원칙을 찾고 나서 배관이 제일 나중에 고쳐질 듯 합니다. 저희도 현재로써는 마음 편히 포기한 상태입니다.

2. 결로
결로가 예상되는 배관(수도배관, 에어콘배관 등)은 원형의 단열재로 감싸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드시 그리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장에서는 그렇게 안하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숫자가 적은 쪽이 바보가 됩니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3. 기밀
콘센트 쪽으로 빠져나오는 PE관의 입구에 기밀처리를 합니다. 기밀 처리를 위한 제품은 여러가지가 시장에 나와있습니다. 기밀마개도 있고 테잎처럼 생긴 것도 있습니다. 현장에 맞게 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전선배관의 기밀 처리가 없다면 패시브하우스에서 요구하는 기밀성을 맞출 수 없게 됩니다.

** 위의 모든 것이 결국 비용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제대로 시공하면 굷어 죽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도면이 제대로 되야 시공을 도면대로 하라고 떳떳히 이야기할 수 있고, 그래야 하자가 생겨도 설계자 잘못인지 시공자 잘못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알아야 책임을 물을 수 있구요..

설계비 거의 없음 -> 도면도 거의 없음 -> 공사비 이윤없음 -> 도면이 없으니 시공자 마음대로 최대한 싸게 시공 -> 10년만 지나면 몹쓸 건물이 됨 -> 그런 건물이 모여 모여 재개발하자고 함 -> 아파트로 재개발 -> 모두가 행복???

억지스런 상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그 과정중에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은 모두 우리의 돈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기에 수십년째 같은 오류를 반복하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2 차동광 2011.06.21 09:29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저부터라도 한가지씩 고쳐 나가겠읍니다...
M 관리자 2011.06.21 09:41
차동광 선생님.. 친환경아카데미5기 카페가 너무 패쇄적인 듯 합니다.. 비용을 내기 때문인 듯 한데.. 관리하시는 분께 말씀드려서 가급적 많이 오픈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주제넘은 참견 죄송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2 차동광 2011.06.21 13:46
건의해 보겠읍니다...감사합니다...
14 이성원 2011.06.21 13:59
전문가분들이 걱정할 부분까지 제가 침범하고 있나 봅니다.
간혹 주제넘는 질문이 있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 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지적이 목적이 아님을 항상 염두에 두며 처신하고자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M 관리자 2011.06.21 23:56
주제넘다뇨.. 덕분에 아주 즐겁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1 김용철 2011.06.24 09:24
이성원님의 좋은 질문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빠르면서 높은 수준의 답변을 해주시는 관리자님~
멀리서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M 관리자 2011.06.24 13:24
감사드립니다. 큰 힘이 됩니다.
1 고용규 2011.06.29 23:11
관리자님 주제넘게 한 말씀 올립니다. 이중급수배관 공법은 그 이유야 어찌하든 반드시 지켜져야할 시공원칙이 되어야합니다.
물론 관리자님의 "설계비 거의 없음 -> 도면도 거의 없음 -> 공사비 이윤없음 -> 도면이 없으니 시공자 마음대로 최대한 싸게 시공 -> 10년만 지나면 몹쓸 건물이 됨 -> 그런 건물이 모여 모여 재개발하자고 함 -> 아파트로 재개발 -> 모두가 행복??? " 이 공식에 환멸과 좌절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곤합니다. 그러나 분노만으로 이 현실의 악순환이 끓어지지는 않습니다. 건축물 하자의 70%가 바로 이 급수배관의 누수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목구조등 경량구조에서의 급수배관 하자는 주택성능에 치명적 훼손을 야기합니다.  누수에 의한 단열재의 손상 및 단열성능 저하, O.S.B와 석고보드의 훼손, 강화마루등 내장재의 훼손등등, 한마디로 주거용 건축물이 아닌 쓰레기 건축폐기물에 다름아닙니다. 그러므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더라도 건축현장에서 이중급수배관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할 원칙시공이 되어야만 합니다. 물론 설비 계획도의 작성(최소한 사진 촬영), 파이프의 보온재 단열등의 디테일은 지켜져야만하겠죠!
M 관리자 2011.06.30 11:18
네.. 안녕하세요.. 조금 흥미로운 의견이네요.

먼저..위에 언급한 글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 사과드립니다. 이야기하고자 했던 거는 이중배관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이중배관이 위치를 지키지 않는 관행에 가속도를 붙인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지금 그것을 없애서는 대안이 없으니 그러하질 못하겠죠.

다만 이 경우에는 전기/통신만 해당됩니다. 즉, 전기/통신선만 이중배관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제가 꺼꾸로 궁금한 것은 수도배관의 경우 누수의 문제를 드셨는데.. 만약 이중배관으로 하고서 누수가생기면 그 물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합니다. 또 한가지는 수도관을 이중배관으로 할 경우 단열재는 어떻게 감쌀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중배관의 바깥쪽을 싸면 중간의 공기층에서 발생하는 결로수는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또 내부관에 단열을 한다면 이중배관은 가능한 건지...
그래서. 누수하자 때문에 이중배관을 해야한다라는 의견이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누수가 생기지 않게끔하는 방안을 토론해야지 않나라는 생각입니다.

질문이 많아서 죄송합니다. 현장 경험이 많으신 다른 분들도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고용규 2011.06.30 18:09
관리자님의 "이중배관이 위치를 지키지 않는 관행에 가속도를 붙힌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라는 말씀에 절대 동감을 표합니다. 사실 대한민국 건축현장의 현실이 그러하기 때문이죠ㅠㅠ 그래서 더더욱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있습니다. 우선 이중급수배관의 필요성은 결로수의 발생으로 구조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됩니다. 특히 여름철 지하수 사용의 경우 99% 그러한데 이중급수배관의 적용 여부를 떠나 냉수,온수 파이프 모두 반드시 단열재 시공을 해야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사진참조) 이중급수배관 적용시 결로수와 누수는 메인 허브분배기로 모이거나(일대일방식) 각기 오픈수전함의 누수드레인으로 흘러들게됩니다. (점프방식-사진참조) 중요한건 정작 이중급수배관 메이커에선 관리자님의 말씀대로 결로수 혹은 누수의 퇴수드레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만 현장의 몇몇 의식있는 건축 마스터들이 이런 방법을 개발하고 응용 했습니다.  이중급수배관 덕분에 건축주가 여행을 떠나 비어있는 집에서 불량 수전부속으로 누수가 생겼으마 오픈수전함의 누수드레인으로 퇴수되어 피해를 예방한 경험이 종종 보고되고있습니다.  결국 건축기술이란 현장에서 건축기술인들의 의식전환에 의해서도 판가름날 수도있다고 생각됩니다. 관리자님의 문제의식에 100% 동감표하며 올린 글이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G 고용규 2011.07.01 10:35
일대일 방식으로 구배를 고려하는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 방법은 그리 효율적이진 못합니다. 현실적으로 가지치기해나간 파이프의 구배를 정밀하게 맞추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점프 방식의 경우는 구배와 상관없이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숙련된 설비기술이 필요합니다.
사진의 우측부분에서 냉온수관 모두 보온재로 단열시공되어있고요 하단의 드레인이 바로 퇴수드레인입니다. 결로수나 누수가 생기면 이 곳 퇴수드레인을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중요한건 이러한 퇴수드레인 시스템은 이중급수배관 메이커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현장의 빌더들에 의해서 개발되고 응용되어왔다는 사실입니다.^*^
G 고용규 2011.07.01 11:54
그렇다면 퇴수드레인의 물은 어디로 흘러들어가는가? 우선은 하수파이프에 매입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밖으로 노출되는 드레인이 없으니 외광상 깔끔하긴하나 날씨가 저기압일 경우 냄새가 역류하거나 하수도의 가스가 오픈수전함의 금속배관을 손상시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드레인을 벽체외부에 직접 노출시키는 방법인데요 누수를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어서 누수하자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M 관리자 2011.07.01 22:51
그럼 일대일방식은 구배도 힘들고, 단열재도 없는 방식이라고 보아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구배는 힘들지만 점프방식처럼 외관에 단열재를 쌀 수 있는데 안싸는 것인지요?

그리고, 일대일방식이든 점프방식이든 패시브하우스에서 배관기밀을 어떻게 확보가 가능한지도 궁금합니다. 이중배관속으로 타고 흐르는 소음의 해결도 궁금하구요.. 역시나 질문이 많아서 죄송합니다.

첨부한 우리나라 시공현장의 사진과 서양의 시공현장의 사진으로 모든 마음속의 의문을 갈음할까 합니다. 저런 현장에서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희 협회 소속사에서 시공하시는 주택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문제에 대해 비로서 대화가 시작된 것에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설비배관 계획을 미리 하기도 하구요.

물론 건축주가 현장을 서양 처럼 만들 만큼의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배관에서 PE 이중배관으로의 이행과정이 단지 기술의 발달만은 아닌 듯 하여 말문을 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4 이성원 2011.07.02 02:24
퇴수 드레인에 트랩을 사용하면 악취 및 가스의 역류는 해결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퇴수용 배관 끝 부분이 물에 약간 잠겨 있어도 악취 역류는 대부분 잡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고견 부탁 드립니다.

협회 사이트에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드는 행동이 마치 마약에 중독 된 듯 합니다.
좀 더 일찍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여러모로 두루두루 감사드립니다.
M 관리자 2011.07.04 08:46
아마도, 누수나 결로로 인한 물의 양이 극히 적기 때문에 (또는 아주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트랩을 설치할 경우 트랩내에서 물이 썩을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배관 끝 부분을 물에 잠기게 하는 것도 어려울 듯 합니다.  결국 누수나 결로가 생기지 않게 끔 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궁금한 것은 배관공사를 모두 끝낸 후 마감 전에 누수검사를 하지 않나요?. 결로는 설계로 해결할 수 있고, 누수의 경우는 세세히 시험운전을 하면 미리 점검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시공하시는 분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4 이성원 2011.07.04 18:42
트랩을 설치 한다면 트랩 내의 변화 역시 고려 대상이 되겠군요.
1 싱클레어 2015.07.01 22:10
그래서 배관은 지나가는 길에 대한 원칙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수도꼭지로 부터 수직으로 내려가서 바닥을 만나기 20cm 전에 직각으로 꺽어서 수평으로 이동을 하다가 급구원관 위치에서 수직으로 연결한다.. 등...) 그래야 벽속에서 하자가 생겼을 때 배관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그 부위의 벽체만 해체하여 보수가가능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