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관련 질문

RC조 패시브하우스 단열과 창호 설치

2 ifree 27 12,918 2017.03.08 10:43

아래 질문 글에 대한 답입니다.

먼저 이런 중차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일개 건축주에게 미루신 '리자'님과 '홍'씨에게 강한 질타를 보냅니다.

컴퓨터를 켜놓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런다고 털끝 하나라도 바꿀 수 있을까?

'내가 이러려고 건축주 했나? 싶어 깊은 자괴감 마져 드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뭐 이런 잡념들이 쓰쳐 갑니다.^^

장문이 될 것입니다.

설명이 단순하면 명쾌할 것이지만 오류의 지뢰밭이 될 것이고 자세하면 필경 주화입마에 빠질 것이기에 답답합니다만, 그렇다고 아무 의미도 없는 밑도 끝도 없는 감성적인 단어로 분칠이나 하는 것은 성격상 맞지 않아서요.

가보시죠.

제가 람다하우스를 준공하고서 설계자인 홍도영건축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설계는 홍선생이 했지만 내가 아니었으면 이 집 못지었을 것이다"

자화자찬입니다만, 한국의 건축 현실을 다른 말로 개탄한 푸념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RC조로 패시브하우스를 짓고자 하시는 건축주에게 제가 맨 처음 드릴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집을 져 본 적이 없는 시공사를 찾아라"

일 것입니다.

그래야 도면이라도 봐 가면서 시공을 할 것이니까요.

이전은 어땠는지 몰라도 패시브하우스는 도면 숙독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해본 말입니다.

실제로 제 집은 집을 져 본적이 없는 플랜트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시공했습니다.

이하 평어체로 갑니다.

 

1. 골조 도면의 중요성

 

우리나라에서 생전 본적이 없는 건축가와 시공사와 건축주 셋의 조합으로 제대로된 집을 짓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나의 사례로써 만일 건축허가 도면에 800 * 1000의 창호가 그려져 있다고 가정해 보자.

감성적으로는 아 그런 정도의 창호가 있게 된다. 라고 상상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 단계의 하나로써 콘크리트 골조의 개구부는 얼마의 사이즈로 시공되어야 할까?

1. 800 * 1000 에 딱 맞춘다.

2. 800 * 1000 보다 더 크게 맞춘다.

3. 800 * 1000 보다 작게 맞춘다.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답도 여러가지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세가지 현상이 모두 벌어진다.

±10cm 왔다갔다 하는 것은 양반 축에 들어간다.

키우던 줄이던 개구부 하부 출발선의 레벨이 바닥기초에서 얼마 높이로 해야할지도 아무도 모른다.

논리적 오류와 기술적 오류가 모두 혼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지 꼴리는대로 해석해서 시공하기 때문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목수 보조가 점심 때 반주를 거나하게 걸치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져서 갑자기 창의적인 욕구가 분출해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골절로 말하자면 다발성 복합골절인 셈이다.

지금까지의 건축에서 이리가도 큰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우리 건축 공정이 뒤에 따라오는 시공자가 앞에 사고를 알아서 메꿔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구멍을 어떻게 뚫었던 창호업자가 그에 맞춰서 후 시공을 해 왔다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는데 이따구 정신머리를 고치지 않고서는 패시브하우스를 질 수 없다.

 

우선 논리적 오류가 있다.

일을 바로잡는 우선 순위로 말하자면 논리적 오류부터 잡아야 한다.

골조를 어떤 사이즈로 정확하게 어느 위치에 시공하라는 명시적인 지침이 없기 때문에 목수의 상상력이 개입될 여지를 이미 내재하고 있다.

도면에 있는 800 * 1000 사이즈로 맞추던 그 보다 좀 크게 하던 모든 선택이 가능한 논리적 오류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사생대회에서나 나올 법한 종이 쪼가리를 들고 시공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종이 쪼가릴 들고도 오류가 덜 발생하는 경우는 역설적으로 건축가와 시공사가 일체화된 케이스일 것이다.

둘 간에는 이미 죽을 쒀 본 경험이 하도 많아서 말 안 해도 알아듣는 교감이 만들어져 있다.

오랫동안 할머니의 김치 담그는 비법을 전수 받은 손녀와는 달리 옆집 손녀의 친구가 할머니가 듬성듬성 갈켜준데로 김치를 담근다고 맛이 제대로 날까?

건축현장에서의 이런 현상을 우리는

'집을 잘 질려면 시공사를 잘 만나야 한다" 라는 관용적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목수의 상상력이 건축가의 침묵에 다가갈 수 있어야만 집이 완성되는 구조다.

플랜트엔지니어인 필자로서는 정말 우리가 이 정도로 집을 개차반으로 짓는 줄 몰랐다.

잡다한 논리적 오류를 없애기 위해서는 골조 도면이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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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적으로 정해 놓은 수치가 있으면 목수의 상상력이 필요할 이유가 없다.

정확한 도면이 있음에도 기술적인 시공 오류는 일어날 수 있다.

솔찬이 일어난다.

이미 말했듯이 그리해도 뒤에서 다 맞춰줘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현장 작업자의 각성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거는 당장은 몸으로 극복할 수 밖에 없다.

아침 저녁으로 음주 측정기를 들이대거나 건축현장 한켠에 물 양동이를 갖다 놓고 시도때도 없이 집어 던져서 열 많이 받았음을 보여주거나...

이는 본질적으로 시공사의 능력일 것이나 도면을 전제로 작업한다면 사고를 누가 쳤는지 누가 깽 값을 물어야 하는지 밝히는 것은 수월하다.

 

2. 단열 계획

 

단열재 붙히면 된다.

잘 붙히면 더 좋다.

근데, 계획이 필요하다.

람다하우스에는 기본적으로 110mm XPS 두겹으로 외단열을 했다.

그런데 단열 성능을 최대로 올리려면 단열재의 경계가 서로 엇갈리도록 시공해야 하기 때문에 손에 잡히는 대로 막 갔다 붙히면 안 된다.

미리 계획을 짜야 하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건물의 동쪽 측면의 단열 계획도이다.

파란색이 1차 붉은색이 2차 부착 계획도이다. 단열재 경계가 겹치지 않게 계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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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스너

 

단열재는 시공시 접착제를 사용하지만 그 위에 화스너를 시공해야만 한다.

상당히 긴 화스너이다.

당연히 열교도 최소화 되는 패시브하우스 전용이어야 하고 설계자가 화스너에 의한 열류 계산값을 도출할 수 있도록 시험성적서가 제출되어야 한다.

람다하우스에는 설계도면에 없는 못이 추가로 단열재를 관통해서 골조위에 박힌 것이 없다.

이거 말처럼 쉬운 얘기 아니다.

110mm 단열재 두장을 겹쳐 시공하고 그 외부에 조적을 할 경우 화스너의 길이는 얼마나 되어야 할까?

여기 협회 회원사를 제외하고 과연 대한민국의 건축가 중에 이 단순한 질문의 답을 알고 있는 자가 몇이나 될까 반문해 본다.

우리나라 건축가가 머리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아예 지가 할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도통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350mm가 필요하고 외부치장벽돌의 내어 쌓기 구간에는 이보다 25mm가 더 긴 375mm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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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보면 콘크리트 삽입부 70mm + 단열재 220mm + 공기층 10mm + 조적지지 50mm 정도다.

이 후 창호 디테일에서 확인이 되겠지만 창호 외부의 슬라이딩 덧창과의 조합 문제로 조적조가 창호 상하부는 25mm 내어 쌓기를 하기 때문에 그 부위의 화스너는 이보다 25mm긴 375mm를 사용해야 한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필자의 시공 당시에는 이만한 길이의 열교값이 최소화 될 수 있는 패시브 전용 화스너를 국내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 따로 독일의 BEVER사에서 수입해 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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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화스너 시공은 이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다.

첨부화일에 BEVER사의 시공 설명서(앙카시공방법)를 첨부할 것이므로 참고하시기 바란다.

앙카는 1M * 1M 기준으로 9개가 시공되었는데 이에 관한 내용은 아래 그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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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영건축가가 따로 주의를 준 것이 있는데, 골조의 끝 모퉁이 부분은 화스너가 추가로 보강되어야 한다. 

실제 시공하고 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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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 외단열재 부착과 화스너시공, 치장벽돌 조적, 창호 공사는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작업이기 때문에 공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작업자가 구경만 하다가 돌아가는 일이 허다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공정 관리가 요구되는 사항이다.

한가지 사족을 붙히자면, 필자가 받아든 BEVER사의 화스너가 이게 XPS단열재 전용으로 나온 것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아마도 독일에서는 암면으로 외단열을 주로 하고 이 화스너 역시도 암면에 최적화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화스너 종단에 있는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물끊기의 조립 장력이 필자가 느끼기에는 그리 강력하지는 않아서 손으로 쉽기 조립 분해가 되는 정도였던 것이다.

해서 필자가 더욱 단단하게 부착시킬 목적으로 백의민족의 기지를 발휘해서 그 플라스틱 종단에 다시 전선 조립용 터미날를 하나씩 찝어서 일종의 스토퍼를 구성했다. 위 사진을 자세히 보면 그 장면이 보일 것이다.

한봉다리 만원 남짓 한다.

 

4. 창호 디테일

 

그림부터 하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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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많은 정보를 가진 디테일이라서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방수부터 거론하자면, 기본적으로

외측은 EPDM방수 내측은 방습기밀테이프로 구성된다.

외측의 방수구간 연장이 골조면에서 치장벽돌까지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창호의 설치 위치는 골조와 단열재 중간에 걸쳐져 있는데, 이는 창호의 구조적 안정성과 단열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또한, 창호 외측 틀의 50%는 단열재로 감싸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다른 한가지 중요한 특징은 방충망의 위치다.

람다하우스의 창호 방충망은 창호에 부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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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에 나온 것처럼 방충망은 창호와는 떨어져서 외부 치장벽돌 경계면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물론 뽀대도 있지만 방충망을 직접 창호에 부착할 경우 창틀에 직접 부착해야 하는데 좁은 창틀의 면적에 방충망을 부착하다보면 창틀을 단열재로 감싸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창문을 개발한 독일에는 우리나라처럼 날벌레가 없고 그네들은 방충망을 달고 살지를 않다보니 일이 이짝이 된 것이긴 하지만 이거 건축주와 시공사는 죽어 나갔지만 홍도영건축가가 나름 무쟈게 고민해서 내 놓은 그림이다.

창호 아래 조적에는 보강근으로 구조 안정을 준 것도 주목하기 바란다.

 

5. 창호 상부인방

 

창호 상부의 인방과 방수에 관한 것이다.

 

위 입면 디테일에도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기는 하지만 창호 상부에는 EPDM을 골조면에 전용 접착제로 부착한 후 단열재를 사선으로 뚫고 나와 조적조 지지용 철물까지 연장되어 방수선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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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홍도영건축가가 올린 기술 포스트 중에 이와 다른 방식의 해결책을 제시한 것도 있어 링크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이다.

내꺼 할 때 이런 참신한 발상 좀 하시지...암튼 독일은 느려터져서 문제다.

 

http://blog.naver.com/bauhaushong/220924238273

 

방수란 막을 곳은 막고 털 곳은 터야 완성이 된다.

무조껀 때려 막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방보 철물위에 첫번째 조적은 이런 이유로 배수를 할 수 있는 구조여야한다.

위 창호 입면 디테일의 표시에 '세로줄눈 없음'을 주목하기 바란다.

 

 

6. 주의해야할 디테일

 

이 섹션의 부제는 '아래가 문제다' 로 하겠다.

필자가 사는 세종시에는 수많은 단독주택들이 지어지고 있다.

가끔 돌아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는 시공 장면을 목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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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하부 시공 그림이다.

현관 하부도 그렇지만 거실의 대형 창호 하부라고 이 그림과 다르게 시공되지 않는다

단열재 암만 갖다 붙혀봐야 이따구로 시공하면 말짱 꽝이다.

원래 정답이 있는데 이렇게 틀리게 시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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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다하우스에 시공 사례를 적시함으로써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면에 인접한 현관문이나 창호 하부에는 열교 차단을 위한 뿌레니트(purenit)로 지지하고 그외부에 다시 방수와 단열을 보강했다.

 

 

7. 사족

 

필자가 사는 세종시에는 신규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속칭 단군이래 최대 토목공사가 일어나고 있다.

그 한가운데 새집을 마련해서 잔금을 치루고 현관열쇠를 받을 때 입주자가 관리사무소에서 빠지지 않고 듣는 얘기가 있다.

"설치된 환기장치를 돌리면 전기료 폭탄 맞을 수도 있으니 꼭 필요할 때만 돌리시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세요"

사는 동안 들어본 소리 중에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잡소리다.

람다하우스는 XPS로 외단열을 했다.

인구에 회자되는 말로

"XPS는 시공 후 급격히 단열 성능이 떨어져서 특정 실험 자료에 따라서는 최초 성능의 절반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는 말들이 돌고 있다.

 

오류다.

초기 성능의 감소는 분명히 일어난다.

그러나, 제조 당시 합입된 개스가 공기로 치환이 되고 난 후에는 멈추는데 이를 미리 설계에 반영하면 되는 문제다.

 

필자는 준공 후 거의 3년동안 람다하우스의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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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겨울을 나는 동안 실제로 에너지 사용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입주 초기에는 비록 단열재의 성능은 조금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어도 건물의 습기 제거를 위한 잠열의 처리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었기 때문에 골조가 건조된 후에는 오히려 에너지 소비량이 줄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만약, 인구에 회자되는 말대로 그렇게까지 급격하게 단열 성능이 줄어드는 것이 분명하다면 어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이 분명한 실측의 결과를 지렛대로 해서 가속 실험의 데이타가 가지는 오류의 원인을 보강하고 그 위험성을 다시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람다하우스의 설계 난방소요량은 1.2L이지만 실측 데이타는 이 건물이 1.1L이하의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최소한 설계치는 얼추 만족하는 셈이다.

좋다, 나쁘다.

된다, 안 된다.

이런 일도양단하는 잣대는 전두엽을 편안하게는 해줄지 몰라도 좋은 답을 찾게 해주지는 않는다. 

물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얘기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되는 것도 안 된다고 잘라 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것은 어찌보면 그냥 지 해왔던 대로 편하게 하고 싶어서 내뱉는 우리들의 게으름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

세상사가 이리 분명하다면 인간이 이리 무거운 머리를 이고 다닐 이유가 없다.

이름에 '에코' 들어가고 '딜럭스' 들어간다고 그 성능이 그 화려한 라벨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말한다.

"누군가 이 본문을 보고 고대로 따라하면 필경 낭패를 볼 것이다."

해야할 얘기의 반에 반도 다 못했다.

기초와 단열 출발선에서의 방수선 구성, 창호철물, 창호 측면과 물받이 마감 등 수많은 중대한 잇슈에 대해서는 입도 떼지 못한 상태다.

또, 람다하우스의 적용 사례가 단 하나의 답도 아니다.

우스갯 소리로 국내 패시브하우스에 최초로 창호 물받이를 도입했던 홍도영건축가가 한 말이 생각난다.

맨 처음 '창호 물받이' 샘플을 들고 조국행 비행기를 탈 때, 당시에는 단순히 이런 개념이 있다는 소개의 목적으로 주머니 용돈을 꺼내서 쌈직한 샘플을 하나 구매해서 들고 왔었는데, 이게 어느듯 표준이 되어 모든 현장에서 한결같이 똑같은 구조의 물받이가 쓰이고 있는 것을 보고서는 이럴 줄 알았으면 몇끼 굶더라도 좀 더 좋은 샘플을 들고 올것을 하고 후회했다고 한다.

인간은 보이는 것 만큼 이해할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유일한 정답도 아니고 더 좋은 다른 선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건축은 종합예술이고 점점 더 수준 높은 물리학적 해석과 엔지니어링 영역으로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 모든 상황을 감안하고 건축을 계획하는 메인 설계자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로 끝을 맺고자 한다.

 

Comments

M 관리자 2017.03.08 11:04
글이 끝나기 전에 끼어들면...
"목수의 상상력이 건축가의 침묵에 다가갈 수 있어야만 집이 완성되는 구조다."
이 말 하나로, 이 글이 다 완성되면 기술자료실로 강제 이동시킬 예정입니다.
2 ifree 2017.03.08 12:35
리자님
뜻은 고마운데요.
시간에 쫓겨 급히 작성하기도 했고 이리 막말이 난무하는 글을 기술자료에 옮기셔도 될까 모르겠습니다.
협회 격이 떨어질까 우려됩니다요^^
M 관리자 2017.03.08 12:39
네.. 그건 제가 적당히~~  할께요.. ㅎ
2 ifree 2017.03.08 12:43
필자가 던진 화두를 근간으로 관련 기술 문답이 있게되면 아마 조금은 의문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많은 토론 있으시기를 소원합니다.
'홍'씨는 이리 떠밀어도 되는 것인지 깊히 반성 하시고....
1 이장희 2017.03.08 19:00
ㅋㅋㅋ... 글내용을 쭉 읽어내려오면서 '이런 건축가와 이런 건축주가 만나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 모두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들구요.

홍도영 선생님과 ifree님은 준공 이후에도 사이가 좋으신지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한가지 더하자면, 시공사와의 사이는 어떠신지도 궁금합니다. ^^
2 ifree 2017.03.08 19:10
홍선생님과는 뭐 어찌하다 보니 얽힌 인연이지만 준공한지 3년이 다 되어가도 여전히 지지고 뽁고 있고요.
이제 하루라도 빨리 조국에서 따신 밥이나 묵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좋은 재주를 왜 남의 나라 국민을 위해 낭비하고 있는지 짜증도 나고요.
시공사와는 계약서에 서명한 이후로 어떠한 다툼도 없었고 사장은 이전부터 형.동생하는 사이로 친합니다.
1 홍도영 2017.03.09 07:23
일단 죄송합니다!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ifree님의 글을 개진하는 것에 푹 빠져있어서 요즘 약빨이 좀 필요했나 봅니다. 사람이 좀 빨려들어가는 묘한 뭔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부탁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두번째 이유는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다른 보따리도 분명히 푸실 것으로 기대를 했기 때문 입니다. 세번째 이유는 다른 분들이 더 잘 이해하시 때문 입니다. 그러니 이해해 주세요!!!!
1 이장희 2017.03.09 17:43
공사가 끝나고도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 모두 웃으면서 지낼 수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물론 그런 관계들이 지금도 없지는 않겠지만, 준공 후 5년뒤나 10년뒤에도 그러기란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것 같구요.
집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이란 게 한두번 물도 샐 수 있고, 곰팡이 안피는 집 없더라'고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생각이 많아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희 회사도 올 봄부터 시공을 시작하는데 꼭 10년뒤에, 그 뒤에도 웃을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2 ifree 2017.03.09 17:54
이장희님께
육지생활하는 포유류는 종을 가릴 것 없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총 심장박동수가 비슷하답니다.
해서, 오래 살려면 뛰지 말아야겠죠.
체중 대비 평생 섭취하는 염분의 양도 그렇다는 군요.
전해질을 많이 섭취하면 세포 분열이 가속화되어 당장은 활력이 솟아 나지만 명은 주는거죠.

욕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살면서 욕을 안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차피 먹을 욕이 있다면 가급적이면 착공 전에 많이 드시면 준공 후에는 욕 먹을 일이 좀 줄것입니다.
그 마음 변치 않으시길 바랍니다.^^
M 관리자 2017.03.09 18:15
ㅋㅋ.. 이장희님은.. 건축주이자, 시공사아닌 건가요?
매일 저녁 거울보고 서로가 서로에게 욕을 날리는 것이 "쌍욕"이니...ㅎㅎ
1 이장희 2017.03.09 18:19
헉... 대외비입니다만....
1 이장희 2017.03.09 18:20
제 집 짓고 나면 분양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ㅡㅡa
M 관리자 2017.03.09 19:02
화이팅!!! 입니다.~~
G pym 2017.03.10 09:11
안녕하세요 어제도 글을 읽고 오늘 또 다시 읽고있습니다~ 정말 좋은 정보가 많습니다

4번에 창호 디테일에 보면 창호 고정물에 방습,기밀테이프를 붙이신다고 도면에 나와있는데
코킹은 안하고 테이프만 붙이시는건가요 둘다 하시는건가요?
만약 코킹은 안하시고 테이프만 하시는거라면 두 공법의 차이가 많이 다른가요?
코킹도 시공만 잘하면 기밀하게 시공할수 있지 않나싶어서요

처음 현장에서 일하는데 저희현장은 폼으로 사춤하고 코킹으로 씌우는데 다른점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글을 올리게되었습니다~
M 관리자 2017.03.10 09:46
1. 코킹은 의외로 수명이 짧습니다.
이는 실란트 그 자체의 수명보다는 접합부의 강성이 어떻게 시공되느냐, 또 시공 바탕면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그 편차가 너무 큽니다. 그러므로 실란트 코킹은 기밀층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2. 실란트 코팅은 방수/방습기능만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외에 사용되는 것은 이 특성을 이해하고 사용되어야 합니다.
G pym 2017.03.10 15:01
감사합니다~감리로 일하고 있는데 작업자들한테 잔소리를 해야되는데 아는게 부족해서
나름 고충입니다ㅠㅠ
6 티푸스 2017.03.17 11:14
EPS(or XPS)단열재 적용시 창호 프레임 주변 외측에는 방수테이프 시공을 안해도 되는지요?
위 도면사진을 보면 창호 상부에 쉬트방수를 하고 창호 프레임 주위에는 방수테이프가 보이질 않네요.
상부에서 흘러 내릴수 있는 빗물은 시트방수로 카바가 되는걸 이해 했는데, 프레임 옆면과 하부면에는 내부 기밀테이프만으로도 충분한가 봅니다.
M 관리자 2017.03.17 11:18
음.. 아니어요.. 있어요..
도면에서 굵은 붉은색으로 된 부분이어요..
6 티푸스 2017.03.17 11:54
아~. 짧고 굵은 붉은색 선이 그거군요^^
눈이 어두워 지나~~~ㅠㅠ
다시 자세히 보니 방수테이프 시공하고 창호 주변 단열재 옆면에도 쉬트방수로 보강 한게 보이네요...
정리하면,
1차, 마감재(치장벽돌, CRC보드, AL 후레싱, 팽창밴드 포함)에서 차단 -->2차, 창호주변 쉬트방수 차단 -->3차, 창호주위 방수테이프 차단-->4차, 내부 기밀테이프 차단 으로 4중 안전장치네요 ^^
M 관리자 2017.03.17 12:19
네.. 사실 유기질단열재에 쉬트방수를 추가한 것은 좀 과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비용만 된다면, 모자라는 것보다 남는게 확실히 낫긴 하죠..
6 티푸스 2017.03.17 13:52
유기질 단열재 사용시 2차,창호주변 시트방수 부분은 예산에 따라 살짝^^ 스킵해도 되는 정도일까요?(물론 나머지 1,3,4 부분을 착실하게 시공할 경우)

섬유질 단열재(발수성능 그라스울 등)를 치장벽돌 마감의 외단열재로 적용할 경우 1~4 항목은 필수가 되야 하는지요?
외국 자료에서 그라스울을 조적벽 내부 단열재로 사용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적용하는것을 본적이 없어서요. 물에 지속적으로 젖지만 않으면 문제될게 없을것 같은데요(물론 RC조 에서)
M 관리자 2017.03.17 14:14
네.. 살짝이 아니라 넘어가도 되어요.. 물론 외피의 건전성이 보장되어야 하구요.
섬유질도 조적마감이면서 개구부 주변의 디테일 처리가 잘 된다면.. 없어도 되어요. 안전장치같은 것이니까요. 다만 상단의 방수시트는 물의 표면장력때문에 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1 단열재너란놈은 2017.07.19 02:12
주옥같은 자료들이네여. 감사합니다.
M 관리자 2019.07.02 14:42
딱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아래 글을 참조하셔요.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10_02&wr_id=239
G 관픙 2019.07.02 15:06
질문이 다른게시판과 겹쳐서 지운직후에 관리자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인방시스템에서, 단열공사를 한뒤 앵글을 걸때 어떻게 열교차단이 되는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ㅠ,ㅠ
시간 되시면 도움 부탁드립니다. ^^
M 관리자 2019.07.02 15:45
해당 제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콘크리트에 걸리는 프레임 자체가 열교를 차단하는 제품입니다.
G 관풍 2019.07.02 16:31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제는 돈이 문제군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