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공기] 재료(돌)와 공사비,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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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공기] 재료(돌)와 공사비, 투명성

4 장지훈 0 271 09.22 04:34

돌을 쌓아 만드는 석축 공사는, 고급 자연석을 쓰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발파석으로 진행됩니다.

발파석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석산에서 직접 구입하거나, 교외에 가다 보면 쌓아둔 석재를 파는 곳에서 구입하는 방식입니다. 어느 쪽이든 정답은 없습니다. 물량과 비용을 따져보고 적합한 곳을 선택하면 됩니다.

 

다만 중요한 건, 석축의 목적에 맞는 돌을 고르는 것입니다. 같은 발파석이라도 크기, 모양, 질감이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분위기와 기능에 맞는 재료를 써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는 석산 거래가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조경용 돌은 단순히 크기뿐만 아니라 표면 질감, 색감, 형상까지 중요합니다. 같은 석축이라도 어떤 돌을 쓰느냐에 따라 완성 후의 느낌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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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흥미로운 점은, 나무에 얼굴과 앞뒤가 있듯 돌에도 각자의 ‘얼굴’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현장에 가서 돌과 마주하면 이 돌을 어디에 어떻게 놓여야 하는지가 직관적으로 판단되어 집니다. 면을 드러내야 하는 돌, 세워야 하는 돌이 각각 따로 있고, 작은 돌 하나도 나름의 쓰임새가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자연재료는 버릴 게 없다”라고 하죠. 하지만 요즘 조경업은 전문화·세분화가 심해져 이런 섬세한 활용은 사실상 이루어지 않습니다. 일정 금액(견적)에 비용을 맞추어야 하는데,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나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예, 가드닝에서는 소위 짱짱하고 그 순간 가장 이쁜 식재를 소재로 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장 특성, 목적에 따라 반드시 그래야하는 법은 없습니다. 관리 되지 않은 귀신 머리한 식재가 활용 가치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돌 구입에 민감한 이유는 설명한 바와 같이 ‘재료의 속성’이 품질과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홍천 프로젝트의 경우, 현지 석산에서 원하는 돌을 확보하지 못해 양평에서 1/3을, 영월 석산에서 나머지를 들여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마침 거래처인 장비 업체 사장님이 전원주택 현장에서 나온 돌이 있다고 하여 급 현장 확인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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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상태가 괜찮고 조건도 나쁘지 않아 구입하기로 했고, 차당 20만 원으로 가격을 제시하길래 18만 원에 쇼부 한 번 보시라고 하고 돌아왔습니다. 20만원이라도 이는 양평 돌의 절반, 영월 돌보다도 훨씬 저렴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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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인테리어 업역의 재료는 대부분 공산품 임으로 이런 경우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토목, 조경은 상대적으로 아직도 숨은 돈이 많다는 이야기는 이런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흙, 돌, 나무 등과 같이 자연 소재인 경우 변동성이 제법 있습니다.

 

식재공사 중 재료 구입 명목으로 이미 7천만원 이상 선발 주 나간 이유도 이와 유사한 이유입니다. 나무 가격 역시 수량, 수급 상황 등에 따라 그때 그때 가격이 다르며, 특히 수형에 따라 상당한 금액 편차가 발생할 밖에 없습니다.

 

물론 수량이 얼마되지 않는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수량이 된다면 사전에 선발주 하는 것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비온후풍경의 계약방식은 이러한 절감 비용에 대해 100% 실비 정산하고 있는 CM 이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생각해 보아야할 점은, 시공 중 공사비 증가 분에 대해 청구하는 경우는 있어도 공사비 절감 부분에 대해서 정산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더불어 현행 건축주 직영공사에서 종합건설이 아닌 개인 업체가 도급 계약하는 것이 관행처럼 일반화되어 있지만, 사실 문제가 많은 부분입니다.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것도 더 문제지만.

 

견적과 시공과정에 있어 객관적이며 투명하고 건강한 공사비 운영, 관리 문제는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며, 결국, 재료 수급에서부터 공사비 정산까지 투명하고 합리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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