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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가 끝났으니, Zero30Haus의 목구조에 대한 포스팅을 할 차례였으나, 지붕 방수시스템에 이슈가 생겨 이 부분을 먼저 포스팅해 보려고 합니다.
그전에, 약 30년 전 부터 주택 건축에 사용되기 시작한 Dupont사의 Tyvek 하우스랩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이벡 시공장면듀퐁의 타이벡은 방수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습기는 자유롭게 통과시키는 멤브레인소재로서 1960년대 부터 생산을 시작하였고 건축분야에서는 1990년대 부터 북미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사실상 표준적인 방수투습자재로 시장을 선점하면서 하우스랩 = 타이벡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의류분야에서 고어텍스가 있다면 건축 분야에선 타이벡이 있는 것이죠.
비니루 처럼 물과 수증기를 모두 차단하지 않고 물만 차단하고 수증기는 통과시키는 특성 덕분에 건축물의 외벽체에 수증기가 갖혀 결로가 생기거나 구조체가 썩는 등의 문제가 상당수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집의 외피를 타이벡으로 감싸 집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은 막고 습기는 자연스럽게 배출시킬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겨울철에 실내습도가 실외습도보다 높을 때 수증기가 실내에서 실외방향으로 이동으로 벽체 내부에서 결로점에 도달하면서 벽체 내부에서 결로가 발생하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벽체의 바깥은 방수+투습의 타이벡으로 감싸주고, 벽체의 실내쪽에는 방습성이 있는 PE비닐 같은 자재로 방습층을 만들어주게 되었습니다.
대표적 실내방습지인 프로클리마 인텔로 가변형방습지를 시공한 모습. 시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실내방습층의 시공사진을 보면, 방습 비닐을 기둥,벽체 등 복잡한 실내 구조에서 10mm의 틈새도 없도록 테이핑으로 철저하게 시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Diffusion(확산)현상을 통한 수증기의 이동은 방습비닐이 막을 수 있으나, 수증기가 포함된 공기가 틈새를 통해 공기가 누설되면서 수증기가 같이 이동하는 것 까지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이미지는 수증기의 이동량 비교이미지로 약 한평 면적의 석고보드를 확산현상으로 통과한 수증기의 량보다 그 석고보드에 가로세로 2.5cm 의 구멍이 있다면 그 구멍을 통해 통과하는 수증기의 량이 90배나 더 많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집의 수증기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방습층을 만들어 주는 것보다 기밀성을 높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2011년에 시공중인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단독주택의 시공당시 모습으로, 석고보드 안쪽에 분홍색 투명 방습비닐을 시공한 모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실내측에 방습비닐을 시공하는 것에 대해 하면 안된다 해야 한다 논쟁이 있었습니다만, 그후로 몇년이 지나서는 자연스럽게 실내 방습층과 습기의 이동을 막는 철저한 기밀층이 꼭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게 되었습니다.

집의 Vapor control은 정말 중요하며, 지금도 여러가지 기술적 논쟁이 있기도 한 복잡한 영역입니다만, 이에 대한 건 나중에 더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고요..
문제는 실내에 완벽한 기밀층을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 방습비닐이 실내 연결벽체, 바닥, 콘센트, 수전 등을 모두 테이프로 감싸고 이어서 끊어짐이 없는 기밀층을 만들어줘야만 한다는 것이죠..
다시 타이벡으로 돌아와서, 북미에서 1990년대 부터 본격적으로 Tyvek house wrap 이 사용되다가 2006년에 미국 Huber Engineered Woods 사에서 Zip System 이라고 하는 OSB와 타이벡이 일체화된 것과 같은 WRB (Water Resistive Barrier) 합판을 출시하였고 이 제품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2020년 이후로는 Tyvek+OSB 합판 방식이 점차 Zip system 같은 WRB 합판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한편, 개인적으로 기존의 주택의 품질적, 경제적, 성능적 문제를 해결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막연하게 찾던 중 2020년 미국의 건축 유튜버였던 Matt risinger의 본인 집 건축 프로젝트로 소개되었던 Monopoly Framing 하우스를 보고 내가 찾던 방식이라는 생각이 딱! 들었었습니다.
https://youtu.be/Qhs52h8f51Q?si=NWU3IMRt1RdRnMjs이 영상이 Zero30Haus의 시작점 이었습니다. 원하는 성능의 집을 만들면서 기존의 방식보다 단순화되고 더 명확하게 시공중 또는 시공 후 하자를 찾고 고칠 수 있으며 종합적으로 더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방식은 실내측 결로가 벽체 내부에 안생기는 충분한 성능의 외단열과 방수+기밀을 통합하여 Zip system OSB보드에서 WRB를 형성하고, 실내 방습비닐시공을 없애는 방식입니다.
아무튼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Tyvek House wrap 대신 Zip system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고, 더 나아가서 Zip System과 거의 동일한데 투습성능이 조금 더 높고 후발주자여서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한 LP Weatherlogic 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ZIP SYSTEM과 동일하게 제조사가 시스템으로 제공하는 합판과 전용 테이프로 매뉴얼대로 시공하면 30년의 수명을 보증합니다. (워런티)

시공매뉴얼에서 동사의 전용 기밀테이프의 사용과 압력을 가해야 부착력이 활성화되는 아크릴릭 본드의 특성상 테이브 시공시 반드시 롤러로 강한 압력을 주며 표면을 눌러주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기에 롤러 압착작업을 특히 신경써서 작업하였습니다.

시공매뉴얼을 벗어난 시공은, 못을 사용한 고정 외에 추가로 구조용 본드를 사용해서 합판과 구조체의 체결 강도를 높여 주었다는 것 정도..


그런데!! 지붕쪽 시공한 다음날 비가 왔는데, 지붕 누수가 발생!!!!!

아니 제조사 제시하는 시공 시방서를 철저하게 따랐는데도 30년은 커녕 하루만에 누수가 되다니!
미국이었으면 당장 워런티 발동하고 소송하고 하겠으나 한국에서는 불가능한일..
누수가 생긴 후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zip system 사용 사례 중 나와 동일하게 매뉴얼대로 시공했음에도 누수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상당히 많음을 이제서야 다수 발견하게 되었네요..
누수원인은 대략 3가지로 추려졌습니다.
1. 못시공 부위 누수

제조사 매뉴얼 대로면 정상적으로 시공된 못 박힌 부분엔 추가 방수보강이 필요 없다고 하고 있으나 눈으로 보기에도 이 틈새로 물이 들어갈 수 있을 것 처럼 보입니다. 이에 따라 테이프로 덮이지 않은 못시공부위를 모두 방수처리하기로 결정.
Weatherlogic 합판의 표면 재질과 물리화학적으로 잘 부착되면서 장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필러로 polyguard 사의 BBGF(BlueBarrier Gap Filler) 실란트로 못시공부위를 모두 메꾸어 주었습니다.

LP WeatherLogic의 공식 시스템 제품으로 Weatherlogic Seam & Flashing Sealant 가 있는데,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체제품으로 프로클리마 VISCONN 제품을 구매해 놓고 있었는데,
프로클리마 비스콘. 비슷한 용도의 Zip Liquid Flashing 과 주 성분조성이 전혀 달라 두 시스템간 섞어사용하면 안됩니다.ChatGPT에게 물어보니 이 제품은 아크릴 계열 실란트이고, Weatherlogic 공식 실란트는 STPE 계열로 서로 시스템 상성이 안맞음을 뒤늦게 확인하였으나 다행히도 추가로 구입해 놨던 BBGF는 STPE계열이어서 못자국을 메꾸는데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2. H-클립 시공부위 누수

Weatherlogic 보드를 지붕 장선에 시공시 호환성이 인증된 심슨스트롱타이의 PACL 클립을 시공하고 웨더로직 6인치 테이프로 덮어주었는데, PACL이 웨더로직의 공식 호환 철물 리스트에 있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테이프 시공 후 롤러로 눌러주다 보면 금속재인 H클립의 모서리 부분을 덮고 있는 테이프가 눌려 찢어질 위험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관련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역시 다른 사람들도 이 부분의 취약점을 지적하고 있더군요(https://www.jlconline.com/how-to/interiors/leaks-at-h-clips-with-zip-sheathing_o)

이부분의 취약점을 보강하고자 H-Clip을 덮고 있는 테이프 위에 바디가 두꺼워 물리적 완충역할을 해 줄 수 있는 프로클리마 TESCON NAIDECK 부틸테이프 (두께 1mm)를 덮어주고, 다시 그 위를 150mm 폭의 웨더로직 플래싱 테이프 또는 3M 8067 테이프로 덮어주었습니다.


2차 테이핑은 웨더로직 테이프와 같은 아크릴계열의 3M 8067 올웨더 플래싱테이프를 사용하였는데, 3M 8067테이프가 웨더로직 보드에 더 잘 접착되고 테이프가 반투명하여 표면에 완전히 접착이 되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단점은 8067테이프의 이형지를 떼어내고 시공해야 해서 시공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
3. 테이프 엣지 부분의 누수

수평방향의 테이핑 엣지부분에 주룸이 한곳이라도 있으면 그부분에 물이 들어가 주름 틈이 벌어지게 되면서 누수가 될 수 있다는 문제는 사전에 알고 있었기에 주름이 한곳도 없게 시공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테이프 자체 두께에 의해 흘러내리는 물이 지속적으로 테이프 엣지를 때리고 표면장력으로 그곳에 물방울이 오랫동안 머무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강 방안으로 테이프와 웨더로직 사이를 각각 30mm 이상씩 LP WeatherLogic - Seam & Flashing Sealant 또는 동일계열 성분의 리퀴드 플래싱 실란트로 덮어주기로 합니다.


시공두께가 1mm 정도 나오도록 헤라로 퍼티작업하듯이 시공해줍니다.
BBLF도 STPE계열이어서 OSB 뿐만 아니라 매끄러운 테이프 표면에도 충분한 접착력을 가집니다.

이렇게 하여 지붕의 WRB (Water resistve Barrier)층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지붕의 WRB 레이어는 이 위에 통기층과 방수시트, 금속 지붕재로 내리는 비와 햇빛은 대부분 이 레이어까지 도달하지 못하지만, 일부라도 빗물이 WRB까지 도달하였을 때 이 물이 WRB 아래 단열재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방수층 입니다.(이 위에 시공되는 금속지붕재는 엄밀하게 보면 방수층이 아니라 배수층이죠) 전체적으로 투습성을 갖고 있어 어떤 식으로라도 벽체 내로 수분이 침투하였을 때 침투된 물이 수증기로 서서히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이 WRB층은 지붕면에 어떠한 WRB층을 뚫고 통과한 구멍이나 못이 없도록 시공되었기에, 3개월 이내로 지붕재로 덮여 태양의 UV로 부터 보호가 된다면, 반 영구적으로 방수와 투습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추가 자재 정보]
지붕 WRB 시공에 사용된 자재는 Liquid Flashing 을 빼고는 모두 국내 구입이 가능한데, LiquidFlashing 제품을 국내에서 구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 보니, 해외 여러회사의 리퀴드플래싱 제품들이 공통적으로 STPE(Silane-Terminated Polyether)계열 성분임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같은 STPE계열이면서 물성이 LiquidFlashing과 비슷한 국내 수급가능한 자재를 찾아보았습니다.
STPE 계열 실란트를 국내에서는 STPE 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MS 실리콘", "MS폴리머 실리콘" "변성 실리콘"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식 TDS를 바탕으로 가장 유사한 제품을 찾았고,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도 창호용 실란트 등으로 널리 사용되는 제품들이고 가격도 저렴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들 제품이 Zip Liquid flashing 이나 WeatherLogic - Seam & Flashing Sealant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재로 보입니다만, 호환성을 제가 보증할 수는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반성과 동기부여 얻고 갑니다 !
1. 그렇다고 하더라도 OSB+투습방수지형태보다는 후속공정이 더 쉬워져서 이점이 더크다라고 보실까요?
2. 지붕은 벽면과 달라 외단열을 하면 어짜피 방수층 또는 투습방수지를 단열재 위로 한번 더 치셔야 하는거 아닐지 궁금합니다 (아마 다음에 자료로 올리실듯 싶지만)
2. zip보드 위에 2x4 통기층, OSB, 그레이스시트(자착식방수)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추가 투습방수지는 지붕 zip보드와 외단열을 덮어주는 스커트 플래싱으로 추가할까 고민중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테이프가 제조한지 5년이 넘었기 때문으로 판단내렸습니다.
아크릴릭 제품들 - 접착제, 방수제등은 대부분 사용기한이 제조 후 1년 이내인 제품들이 많고 이때문 인 것 같습니다.
테이프를 수평면에 시공한 경우 그 위쪽에 STPE계열 실리콘으로 테이프를 다시한번 플래싱 해주는 방법으로 테이프 불량으로 인한 누수 가망성을 없앴습니다.